▲심포니 오브 라이트밤 8시에 공연되는 홍콩 야경 퍼포먼스
신한범
홍콩의 밤은 낮보다 더 화려하였습니다. 하늘을 찌를 것 같은 마천루가 밤이 되면 화려한 불빛으로 변모하였습니다.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든 건물이 아름답게 변모할 수 있다는 사실이 경이롭습니다. 형형색색 조명을 한 건물들은 홍콩의 또 다른 볼거리입니다. 아름다운 건물 조명과 레이저 빔 그리고 음악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숙소에 도착하자 식구들의 표정이 달라졌습니다. 가족이 숙박하기는 비좁고 허술한 민박집입니다.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여행은 "어렵고 힘든 것을 참는 것이야"라며 허세를 부려보았습니다. 식구들도 대안이 없음을 알기에 포기하는 눈치였습니다.
아이들이 내일 여행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제가 한 것은 항공권 발급과 숙소 예약이었습니다. 나머지 계획은 아이들에게 맡겼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아이들이 혼자 설 수 있는 준비가 되었으면 합니다. 여행과 인생의 공통점은 다른 사람이 대신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소등을 하고 나니 생각지도 않은 문제가 발생하였습니다. 숙소가 도로 옆에 있어 불을 끄니 창밖 네온사인 불빛과 소음이 여과 없이 방으로 전달되었습니다. 잠자리가 아니라 나이트클럽 분위기입니다. 네온사인의 화려한 불빛과 시끄러운 음악 소리가 방 구석구석을 채워주고 있습니다.
순식간에 식구들의 눈초리가 저에게 집중되었습니다. 돈을 좀 아껴 보겠다고 가족 여행을 엉망으로 만들었습니다. 7년 만의 가족 여행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불빛과 소음은 새벽까지 계속되었고 저는 불편함과 미안함으로 잠들지 못한 밤이 되었습니다.
동양의 나폴리 '리펄스 베이와 스탠리'오늘 여행지는 홍콩섬에 있는 리펄스 베이와 스탠리입니다. 센트럴역에서 버스를 이용하여 이동하였습니다. 리펄스 베이는 인공 해변으로 주위 고급 맨션과 아름다운 해안선이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해안과 쪽빛 바다 색깔이 어우러진 이곳을 사람들은 '동양의 나폴리'라고 부릅니다. 이곳은 번잡한 홍콩 시내와는 달리 한가롭고 여유로운 모습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