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 변화 추이 및 임금유독 한국과 일본에서만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M자 곡선, 가정과 아이를 돌보는 노동에 대한 존중 및 인정이 필요하다. (통계청의 자료를 재구성)
새사연
전 세계 이례적 현상 경력단절 여성... 30대 20.3%로 가장 많아한국 여성들이 경험하는 경력단절은 일본을 제외하고 전 세계에서 찾아보기 드문 현상이다. 한창 일할 시기에 한국 여성들은 반대로 노동시장을 떠나면서 30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급격히 하락한다.
경력단절은 이후 여성들의 재취업에도 걸림돌로 작용해, 한국 여성의 전체 경제활동참가율은 55.2%로 정체되어 있다. 이는 OECD 국가들의 평균 경제활동참가율 62.3%를 크게 밑도는 수준으로, 한국은 터키, 멕시코와 함께 전 세계 국가들 중 꼴찌에 속한다.
경력단절 여성이 매해 증가하면서 적지 않은 규모를 이루고 있다. 경력단절 여성은 2012년 현재 7만8000명이 증가해, 기혼여성의 20.3%에 이르고 있다. 전체 기혼여성 974만7000명 중 비취업 여성은 404만9000명으로 41.5%에 달하며, 그 가운데 경력단절 여성은 197만8000명이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30대 여성의 경력단절 규모가 가장 크다. 30대 경력단절 여성은 111만5000명으로 전체 경력단절 여성의 56.3%를 차지하고 있다.
여성이 노동시장을 떠나는 가장 큰 이유는 전 연령대에 걸쳐 '결혼'이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40~50대에 가장 크게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20~30대에서는 결혼 이외에도 '임신과 출산'이나 '육아' 문제가 두드러진다. 예전에 비해 '결혼'으로 일을 그만두는 경향성은 낮아지고 있으나, 자녀 출산이나 육아로 일을 그만두는 현실은 나아지지 않았다.
경력단절 여성, 단순노무직으로 복귀... 남녀 불평등 OECD 최고여성의 경력단절 시기를 전후한 상황은 확연히 다르다. 연령별로 남성 대비 여성의 경제활동과 임금을 살펴보면, 20대는 여성이 남성에 견줘 경제활동참가나 임금이 오히려 높다. 그러나 20대 후반과 30대 경력단절 시기를 거치면서 달라진다.
경력단절 시기 여성의 경제활동은 남성의 57.8%로 급격히 하락하고, 임금도 남성의 82.4%로 같이 낮아진다. 그러나 경력단절 시기 이후 40대에 여성의 경제활동 인구는 남성의 68.6%로 약간 회복되지만, 임금은 오히려 남성의 58.1%로 더 떨어진다. 이는 여성의 경력단절이 비단 근속연수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일자리의 안정성 기반마저 흔든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경력단절 여성들이 재취업을 하더라도, 가정과 일을 병행할 수 있는 일자리가 주요 기준이 되고 있다. 일가정 양립이 어려운 전문직이나 기능직을 떠난 30대 여성들의 복귀는 낮은 반면, 40대 이후 여성들은 단순노무직이나 판매직으로 가장 많이 재취업을 하고 있다. 게다가 경력단절로 인해 남녀간 임금 격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다.
경력단절 여성들이 자녀교육에 시간 할애가 좋은 시간제 일자리로 돌아가는 영향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저임금의 비정규직 일자리 이외에는 다른 선택이 불가능한 노동시장 여건도 남녀간 임금 격차를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 우리는 OECD 국가 평균과 비교해도 남녀 불평등은 최고다. 우리의 성별 경제활동참가율 격차는 29.6%로 OECD 평균 18%보다 11.6%p 높고, 우리의 성별임금 격차는 36%로 OECD 평균 17.3%보다 18.7%p 높다.
경력단절 해소, 사전 예방책이 '핵심' 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재취업 사업이 정부의 핵심정책으로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경력단절을 미연에 막을 정책수단과 법적 제재는 부재한 편이다. 산전후휴가나 육아휴직을 보장하지 않아 회사가 법적인 처벌을 받는 것도 아니고, 이를 보장받는 당사자도 정부의 휴직급여 수준이 높지 않아 불만이다.
육아를 위한 직장보육시설이나 국공립보육시설 인프라 기반도 부족해 이용이 어렵고, 개인도우미 활용은 경제적 부담이 너무 크다. 이처럼 왜 한국 여성들이 '결혼'만으로 경력단절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지, 일가정 양립을 위한 우리 사회의 기반과 회사 책임을 의무화하는 법적인 규제가 마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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