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프리카의 다양한 얼굴들
김동주
세계일주의 시작지로 5대양 6대주 중에 아프리카를 처음으로 뽑은 이유는 단 하나다. 나는 고도로 발달된 문명세계에 살고 있고 그들은 야생 생태계가 그대로 보존된 곳에서 더불어 살고 있다. 한국과 가장 동 떨어진 곳, 아프리카는 나의 호기심을 가장 크게 자극했기 때문이다. 케냐 마사이마라 국립공원에서의 3박 4일 동안 나는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누구나 호주의 케언즈에서, 동남아 섬나라에서, 혹은 아메리카 대륙 곳곳에서 눈부신 해변과 자연을 볼 수 있지만 이런 바다에서 돌고래를 같이 보기는 힘들고, 도로를 걸어 다니는 코끼리와 원숭이 떼를 볼 수 없으며, 끝없는 초원에서 사자와 치타를 볼 수 없다.
그런데 이 아프리카의 야생 생태계에서 오래전 배웠던 수학이론을 되새기게 될 줄은 상상하지도 못했다. 마사이마라에서 가장 많은 개체 수를 자랑하는 수만 마리의 누떼, 마치 보안요원 처럼 항상 누떼 곁을 지키는 다수의 얼룩말들 그리고 철저히 서로의 영역 안에서만 살아가는 코끼리와 기린들을 보면서 나는 이들에게 분명히 어떤 룰이 존재함을 느꼈다.
초식동물들은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힘이 없다. 따라서 언제나 사자나 치타 같은 맹수들의 '목표'가 되지만, 관광객인 우리가 그 장면을 목격하기는 쉽지 않다. 이들 맹수들에게도 법칙이 있기 때문이다. 얼핏 보면 천적이 없어 보이는 사자 그래서 우리는 사자를 맹수들의, 야생의 왕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과연 사자는 야생의 왕일까. 그렇다면 마사이마라 초원은 사자를 중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실제 초원을 운영하는 건 바로 '먹잇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