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5 TCE에 적용된 1.6 가솔린직분사터보 엔진. 닛산의 최신 기술과 노하우가 집약된 다운사이징 엔진이다.터보차져 시스템과 듀얼가변 타이밍 제어는 효율적인 연비를 유지하면서 엔진 토크와 파워를 기존 엔진 대비 36% 증가시켰다고 회사쪽은 설명한다.
르노삼성차
운전석에 앉았다. 시동버튼을 누르자 조용한 엔진음이 들려온다. 서울과 춘천 사이의 고속도로와 시내 등 150km 구간을 달려봤다. 서울시내에선 시속 50~60km로 달리다, 서다를 반복했다. SM5 특유의 정숙성은 여전했다. 고속도로에 들어서자 터보엔진의 참 모습이 드러났다.
솔직히 터보엔진은 다루기가 쉽지 않다. 일반적인 자연흡기 엔진과 반응이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가속페달을 부드럽게 밟지만 어느순간 터보의 개입으로 속도가 확 올라간다. 운전자들 사이에선 우스갯소리로 '차가 춤을 춘다'는 말도 나오는 이유다.
기자가 탄 SM5에선 딱히 이 정도까지 느껴지진 않았다. 대신 초반 가속에서 한 박자씩 약간 늦게 속도가 붙는 현상(터보렉)은 있었다. 이는 대다수 터보엔진을 단 자동차에서도 나타난다.
시속 100km까지 금세 오른다. 엔진 회전속도는 2000 알피엠(RPM)근처에 머물렀다. 일부 구간에선 시속 180km까지도 무리없이 올라갔다. 고속에서 달리기 성능이나 자체 안정감도 만족할 만하다. 기존 SM5와는 분명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경제성] 리터당 연비 13.6km, 실제도 비슷이 차의 공식 평균연비는 1리터당 13.6km다. 1.6리터급으로만 따지면 높지 않지만 터보엔진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연료효율이다. 기자가 이날 150km 구간을 몰아본 평균 연비는 리터당 10.6km였다. 시속 150km 내외의 고속주행을 비롯해 급제동 등을 실험하면서 올린 연비치고는 꽤나 괜찮은 성적이다.
회사쪽에선 이 차의 주요 소비계층을 30대 이상 나름 운전의 즐거움을 찾는 젊은 직장인에 맞췄다. 또 1.6리터급이다 보니 자동차 세금 등에서도 2.0리터급보다 나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르노삼성쪽에선 기대하고 있다. 조영욱 팀장은 "자동차세에서 연간으로 따지면 (2.0리터 중형차와) 10만 원정도 차이가 난다"면서 "여기에 연비도 상대적으로 우수해 경제성 측면에서도 우위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 차의 값은 2710만 원이다. 기존 SM5의 최상위 모델인 알이(RE) 2810만 원과 엘이(LE) 2660만 원 사이에 놓였다. 회사쪽에선 엔진과 변속기 등이 크게 좋아진 것을 감안하면 가격인상폭을 최소화했다고 했다. 또 경쟁모델인 현대차와 기아차 2.0 터보가 각각 2890만 원, 2850만 원부터 시작하는 것에 비하면 SM5 TCE가 150만 원 이상 싸다.
물론 1.6리터 터보 GDI를 장착한 현대차의 벨로스터 중 제일 비싼 모델은 2310만 원이다. SM5가 벨로스터 터보보다 400만 원 이상 비싼 셈이다. 따라서 일부에선 과연 국내 소비자들이 1.6리터급 중형차를 2700만 원씩 내면서까지 살 것인지 의문을 품기도 한다.
반면에 충분히 상품성이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기존 SM5의 장점을 그대로 흡수하면서도 연비나 출력, 힘 등에선 2.0리터급 쏘나타 등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혹시 지금이라도 중형차를 살 마음이 있다면, 꼭 비교해서 타보시고 결정하시길 바란다. 몇 십 만 원짜리 신발하나를 사더라도 신고, 걸어보고 사지 않는가.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첫선을 보인 '1.6리터급 터보 중형차'가 과연 성공할것인지, 기자도 자못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