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사람이야기전 세 번째 전시는 '가수 손병휘전'이었다.
재미있는재단
"노래의 길은 자꾸도 외진 길인데 우리가 꿈꾸던 그런 세상은 아직도 멀기만 한데 기타 하나 매고 혼자 가는 길에 누가 벗되어줄까 웃음 띤 얼굴로 바라봐준다면 그대 위해 노래하겠네."(손병휘 4집 '삶 86' 중 '나의 노래가' 중에서)
지난 23일 오후 신촌에서 진행된 재미있는 재단의 사람이야기전 세 번째 전시의 주인공은 가수 손병휘였다. 늘 공연장에서만 만나던 그를 노래가 아닌 '그의 이야기'를 통해 만나는 드문 시간이었다.
혹자들은 '가수는 노래로 말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우리는 다섯 장의 정규앨범을 낸 가수, 20여 년 간 대중을 만나온 중견(?)가수, 손병휘의 이야기를 만날 기회가 많지 않았다. 아마도 그건 그가 아직 자신이 가고자하는 '노래꾼'의 길을 묵직하게 지키고 있어서 일 것이다. 오늘 전시회를 이 노래로 연 것은 그가 지키고자 하는 '노래꾼'의 길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노래를 만들고 부르는 프로 노래꾼, 가수, 음악인 다른 말도 있지만 '노래꾼'으로 불리길 원하는 손병휘입니다."그의 첫 인사였다. 그는 "5집을 내고도 히트곡이 없으면 이런 인사가 가능하다"고 넉살을 떨며 인사를 했다. 손병휘는 93년 서울지역총학생회연합(서총련)의 노래단 '조국과 청춘'에서 활동하면서 노래꾼의 인생을 열었다. 이후 94년부터 98년까지 포크그룹 '노래마을'에서 활동하며 프로 '노래꾼'의 길을 간다. 공연과 방송을 하며 솔로 데뷔를 준비했고 드디어 2000년 1집 '속눈썹'으로 싱어송라이터로서 '프로 노래꾼'의 길을 연다. 지난해 5집 음반 '너에게 가는 길'까지, 그만의 서정을 가진 노래세상을 만들어 왔다.
그가 헤쳐 온 '노래꾼'의 길에선 일관성을 엿볼 수 있다. 세상에 대한 사랑, 일에 대한 사랑, 사람에 대한 사랑... 그는 사랑으로 일관된 이타적인 '노래꾼'의 삶을 살아 왔던 것이다. 오늘 사람이야기전을 앞두고 공연과 함께 하는 흥겨운 노래잔치 한 판을 예상했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는 내내 무언가 묵직한 것이 마음 한켠을 꾹 눌렀다. 이것의 정체는 무엇일까? 그건 손병휘에게 진 마음의 '빚'이었다. 씁쓸했다.
날선 투쟁의 '도구'가 되어버린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