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공안1부가 비례대표 경선부정 사건과 관련 통합진보당 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21일 오후 서울 동작구 통합진보당 당사 앞에서 경찰들이 당원들의 출입을 통제하자, 당원들이 경찰에게 항의하며 당사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유성호
'정치검찰', 타이밍 한번 죽이는군요. 왜냐구요?
손가락을 꼽아보니, 벌써 스무날이 지났습니다.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경선 부정비리 의혹이 제기된 게 지난 2일이었으니, 22일이면 꼬박 스무날이 지난 겁니다. 거의 한달 내내 정치면 톱뉴스는 통합진보당 차지였습니다. 기자들 사이에선 "원내 제1당이 통합진보당으로 바뀌었다"고 농담을 건넬 정도로 뉴스가 많았습니다.
그 화룡점정이 바로 21일이었습니다. 다들 기억하시겠지만,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경선 부정비리 의혹이 불거진 뒤, 당 최고의결기구인 중앙위원회는 지난 14일 "경쟁부문 비례대표 후보들은 모두 정치적 책임을 지고 일괄 사퇴해야 한다"는 입장을 당론으로 정했습니다.
그런데 소위 당권파가 반발했습니다. 조준호 공동대표가 이끌던 '비례대표선거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보고서를 '부실보고서'라 강도 높게 비판했지요. 보고서 자체를 누더기라고 비난하면서 이것 때문에 비례대표 국회의원 직에서 사퇴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반발했습니다. 대치 국면은 오래도록 계속 됐습니다.
강기갑 통합진보당 혁신 비상대책위원장이 그 '대치정국의 종결자'로 나서기까지는 도무지 끝이 어디인가 묻지 않을 수 없도록 당권파와 비당권파는 팽팽히 맞섰습니다.
강 위원장은 지난 4·11 총선 당시 당내 비례대표 경선과정에서 불거진 부정선거 의혹에 대해 총체적으로 국민 앞에 사죄하고 정치적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모든 비례 후보들이 물러서야 한다는 중앙위 결정에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필요하다면, 자신이 무릎을 꿇고 간청해서라도 이석기, 김재연 두 당선자가 스스로 사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두 당선자의 마음을 돌려놓겠다고 강 위원장이 나선 격이지요.
이미 언론을 통해 잘 알려진 것처럼 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까지 이석기, 김재연 두 당선자에게 시간을 주었습니다. 이 시각까지 사퇴 입장을 결정하라고, 일종의 최후통첩을 날린 셈이었습니다.
실제 통합진보당은 두 당선자가 이날 오전 10시까지도 사퇴의사를 밝히지 않는다면 그 다음 단계로 진도를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제명, 출당 등의 징계 수순을 밟겠다는 것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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