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신문사 전경. 한성신문사는 구마모토 국권당계열 낭인들이 운영했으며,신문사 사장과 주필을 비롯 대부분의 직원들이 명성황후 시해에 가담했다.
심규상
일본 구마모토현은 한국인에게 매우 친숙한 땅입니다. 규슈 남단의 지리적 위치로 한국 관광객이 매일 오갑니다. 활화산인 아소산, 구마모토성, 온천, 말고기 등 관광지와 먹을거리도 특색 있습니다.
다른 한편 한일 역사에는 깊은 상처가 많습니다. 구마모토성의 영주는 임진왜란 때 조선을 침략한 무장 가등청정(가토 기요마사)입니다. 구마모토는 청일전쟁, 러일전쟁을 비롯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대의 훈련 양성소 등 대륙침략의 전초기지로 역할해 왔습니다. 명성황후 시해사건에 주도적 역할을 한 정치인을 비롯 시해에 직접 가담한 낭인 대부분이 구마모토 지역 출신(37명의 낭인 중 21명)입니다.
아픈 과거역사 딛고 충남도-구마모토현 자매결연 29년일본 미우라 고로 공사(三浦梧樓 : 시해사건 당시 일본을 대표한 조선국 주차공사)와 함께 사건의 주범으로 꼽히는 아다치겐조도 일본공사관의 기관지격인 <한성신보> 사장을 역임하고 <구마모토 일일신문>을 창간한 이 지역 출신입니다. 지금도 일본 자위대 본거지가 이 지역에 포진해 유사시를 대비한 군사적 요충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충남도와 인구가 비슷한 구마모토현과는 올해로 자매결연 29주년을 맞습니다. 그러고 보니 내년이면 30주년이네요. 자치단체 간 자매결연은 대전충남 시민단체와 구마모토현 시민단체가 15년째 교류를 해오는 이유가 됐습니다.
두 나라의 지역 간 시민단체 교류는 일본 구마모토 지역의 역사 교과서 왜곡 문제가 출발점입니다. 1997년 구마모토현 내 보수우익세력들(퇴직 교사모임과 신사 관계자)이 구마모토 시의회와 현의회에 '지역 내 역사교과서에 실려 있는 군위안부 부분을 삭제하라'고 청원을 벌였습니다. 대전충남 시민단체가 구마모토로 달려가 구마모토 시민단체와 공조로 '군위안부 관련 내용 삭제'를 막아냈습니다.
15년간 지켜온 역사왜곡 채택률 0%, '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