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석 의원 블로그에는 국회의원이라는 직함 아래 '보수의 아이콘, 포기를 모르는 남자'라고 쓰여있어 눈길을 끈다.
인터넷 갈무리
그는 한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국회의원을 풍자한 개그맨 최효종씨를 집단모욕죄로 고소했다가 '고소의 달인'이라는 악명을 얻었다. 또 그의 이런 행동을 응원하는 '강용석 팬카페'까지 생겼다. 그래서인지 그는 아나운서 집단모욕죄 혐의가 유죄로 판결 난 것에 항변하는 뜻에서 무리하게 고소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최효종, 나한테 생큐해야 할 것이다"라고 여유를 부리기도 했다.
강용석 의원은 블로그에 자신을 "포기를 모르는 남자, 불꽃남자, 고소고발 집착남, 화성인, 박원순-안철수 저격수, 찌질이, 특권 종결남, 병역비리 스토커, 개천표 용, 보수의 아이콘, 예능늦둥이, 아들바보, 모두까기인형, 미친 인지도, 발로텔리, 쿨가이, 취중진담"으로 소개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명함에도 '화성인' '찌질이' '특권 종결남' '보수의 아이콘' '미친 인지도' 등의 별명을 넣어 사용한다.
'강용석 팬카페'의 대문에는 '보수의 아이콘, 포기를 모르는 남자, 특권 종결남'이라는 별명과 함께 박원순 집중탐구, 안철수 집중탐구, 저격자료실(DB) 등이 마련돼 있다. 이들은 박원순·안철수를 공격하기 위해 어버이연합과의 연합 시위를 기획하기도 했다. 전형적으로 '센 놈과 붙어서 한 놈만 패자'는 전략이다.
그러나 그는 감당하기에 너무 센 놈과 붙거나 상대를 잘못 고른 것 같다. 박원순 시장은 이날 서울시 대변인을 통해 "(강 의원이 제기한 의혹이) 완전히 허구이며 무책임한 정치 공세임이 명백하게 밝혀졌다"며 "정계를 영원히 은퇴하라"라고 밝혔다. 또 강 의원에게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밝혔다.
그러나 강 의원은 '포기를 모르는 남자'답게 4월 총선에서 재선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혀왔다. 그는 사퇴를 발표한 날에도 총선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은 채 "성급하게 말씀드리지 않고 나중에 기회가 되면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두 달짜리 국회의원은 미련없이 버리면서도, 재선의 끈은 놓지 않은 것이다.
하버드대 출신인 그의 머릿속은 김문수·이재오·홍준표 등 저격수 선배들이 못해도 3선을 했다는 자신감, 박원순·안철수 같은 센 놈과 붙어서 얻은 '보수의 아이콘'과 '미친 인지도'에 취해 있는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이번 총선은 그의 노이즈 마케팅이 성공할 수 있을지, 그래서 정치인에게는 악명도 명성인지를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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