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더미 위에 서 있는 남자를 통해 월가의 지배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인사이드 잡>포스터.
소니 픽쳐스 릴리징 브에나 비스타 영화(주)
MIT 정치학 박사 출신의 찰스 퍼거슨 감독이 다큐멘터리 <인사이드 잡>을 제작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며 한 말입니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세계 경제를 파탄 낸 두목격인 월 스트리트가 여전히 달러와 권력을 손에 쥐고 세계를 쥐락펴락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로 아카데미 다큐멘터리 작품상을 수상한 자리에서 퍼거슨 감독은 다시 월가의 금융재벌과 오바마 정부를 신랄하게 비난했습니다.
'2008년 경제위기는 피할 수 있었다'는 <뉴욕 타임스>의 진단을 파고든 <인사이드 잡>은 미국의 유력 언론들로부터 '대국민 경제사기 집단의 전모'(시카고 선 타임즈)를 밝히며, '분노를 안겨주는'(LA 타임스) '충격적 진실'(워싱턴 포스트)과 '폭발적 위력'(인디와이어닷컴)'으로 '어떤 공포 영화보다도 오싹한 경제 호러이며 최고의 걸작'(보스톤 글로브)으로 '반드시 봐야 할 영화'(허핑톤 포스트)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대체 영화의 어떤 내용이 이런 상찬을 이끌어 낼 수 있었을까요?
전 세계가 20조 달러 이상의 빚더미 위에 올라앉고, 3천만 명이 해고됐으며, 집값과 자산이 대폭락하고, 5천만 명이 극빈자로 전락해 길거리로 나앉은 금융위기는 어디서부터 시작된 걸까요? 영화는 이 같은 의문에 대해 <미국민중사>를 저술한 실천적 지식인 고 하워드 진 교수와 친분을 맺으며 세계를 보는 눈을 다듬은 맷 데이먼의 간결한 내레이션으로 입을 엽니다.
모두 다섯 챕터로 구성된 영화는 퍼거슨 감독이 직접 월가의 금융자본가, 로비스트, 경제학 교수, 정치인 등 '위기의 주범'들을 1대 1로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전개됩니다. 제1부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부터 제4부 '책임'까지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금융위기의 과정을 1980년 초 레이건 정부의 등장부터 시작해 금융위기 직후 월가의 CEO들이 어떻게 막대한 달러를 챙겼는지를 입체적으로 조명합니다.
제5부 '지금 우리는 어디에 있는가'에서는 금융위기 이후 미국사회를 고찰합니다.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1만 달러 이상의 입학금이 필요하고, 세제개편은 상위 1%의 부자만을 위한 혜택으로 전락하고, 골드만삭스와 모건 스탠리 등이 간부들에게 거액의 보너스를 지급하는 등 여전히 건재한 월가의 오늘을 추적합니다.
영화는 월가의 금융위기가 1980년대부터 시작된 금융 산업에 대한 규제 완화 및 철폐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춥니다. 그 결과 미국의 금융 산업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사회적 공익과는 거리가 멀어졌고, 정치권의 부패를 촉진했으며, 결국 세계경제를 침체시킨 '공공의 적'으로 지목합니다. 그동안 금기시된 영역에 대한 사실의 재구성을 통해 진실의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다큐멘터리 <인사이드 잡>의 결론입니다.
세계 금융위기는 월가와 관료 등이 공모한 '금융 사기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