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디부아르 난민들
유엔난민국
이에 그바그보는 대답 대신 지난 토요일(9일) 와타라 군과 유엔 평화유지군에게 대대적인 반격을 가했다. 그바그보 군은 곧 아비장의 주요 시설을 와타라 군으로부터 재탈환했다. 이에 유엔은 민간인 피해를 막기 위해 그바그보 군에 대한 공격을 재개했다. 하마둔 투르 유엔 대변인은 유엔 작전의 목적은 그바그보 군이 민간인들을 살상하지 못하도록 중화기들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중화기를 찾아내도록 수색대를 파견했다. 대통령궁과 대통령 사저 근처, 그리고 아비장의 군사 기지들에서 중화기들을 찾아냈다. 유엔의 이번 작전은 그바그보 군이 그 중화기들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지난주 초 와타라 군이 아비장으로 진격해 대통령 궁과 그바그보가 숨어 있는 사저에까지 공격을 가하면서 코트디부아르 내전은 막을 내리는 것처럼 보였다. 그바그보가 항복 협상에 임하고 있다는 뉴스는 그런 기대에 힘을 실어 주었다. 그러나 항복 협상은 국제사회를 농락하는 속임수로 막을 내렸고 코트디부아르의 미래는 다시 불확실해졌다.
코트디부아르는 원칙을 지키지 않는 한 명의 탐욕스러운 정치인 때문에 결국 내전의 수렁에 빠지고 말았다. 그바그보의 임기는 사실상 2005년 10월에 끝났지만 그 후 6차례나 대선이 연기됐다. 작년 11월 우여곡절 끝에 대선이 치러졌지만 그바그보는 결과에 승복하지 않았고 지금까지 대통령직을 고수하고 있다.
숲에 숨어 '어서 내전이 끝나기를...'게임의 법칙을 지키지 않는 이런 안하무인 정치인의 경우 국제사회도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다. 국제사회는 코트디부아르의 주요 수출품인 코코아와 커피의 국제거래를 중단시킴으로써 그바그보를 압박하고 있지만 그는 굴복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승리를 통해 모든 것을 되찾으려 하고 있다.
코트디부아르에는 2007년 내전 종식과 함께 맺어진 평화협정 이행을 감시하기 위해 약 1만 명의 평화유지군이 주둔하고 있다. 그러나 평화유지군에는 무력을 사용해 코트디부아르 상황을 역전시킬 권한이 없다. 유엔군이 그바그보 측을 공격한 것도 민간인과 평화유지군의 희생을 막기 위한 방어 개념의 작전일 뿐이다.
그바그보 군과 와타라 군은 무기를 들고 서로 싸우고 있지만 무기도 없는 민간인들은 싸움을 피하는 것이 최선이다. 대부분 사람들이 국내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곳을 찾고 있지만 국경을 넘는 사람들도 많다. 유엔난민국은 피난민들이 이전에는 주로 코트디부아르의 서쪽인 라이베리아 국경으로 몰렸지만 4월초부터는 동쪽인 가나 국경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밝혔다.
난민들이 유입되자 유엔난민국과 가나 정부는 급하게 캠프를 설치하고 있다. 유엔난민국에 의하면 가나 국경으로 유입되는 사람들 대부분은 아비장에서 온 여자와 어린이들이다. 이들은 내전이 본격화되자 몇 가지 소지품만 챙겨 버스에 올라탄 사람들이다. 이들 중에는 내전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폭력이 만연하고 있는 아비장에서 험한 일을 당한 경우도 있다. 11세의 한 소녀는 납치와 강간을 당한 후 의식불명인 채로 아비장 근교에 버려졌다가 엄마에 의해 발견됐다. 이 소녀는 현재 유엔난민국의 치료와 상담을 받고 있다.
유엔난민국은 작년 대선 이후 계속되고 있는 내전 상황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한 곳으로 피한 국내 난민이 약 1백만 명이며 이웃 나라로 피한 사람들도 약 13만 6천 명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수를 파악할 수 없는 많은 사람들이 숲에 숨어서 내전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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