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재의 다른 글 큰사진보기 ▲진달래안준철 큰사진보기 ▲진달래안준철 어제(토요일) 산에 다녀왔습니다. 진달래꽃이 보고 싶었지요. 산에 가는 길에 대학생이 된 제자아이를 만났습니다. 몸이 참 예쁜 아이이지요. 얼굴도 아니고 몸이 예쁘다는 말이 불경스럽게 들릴 수도 있겠습니다. 그 제자아이의 꿈이 댄서입니다. 지금 대학에서 공연예술을 전공하고 있지요. 저는 그 아이의 예쁜 몸을 아주 가까이서 들여다 본 적이 있습니다. 학교 축제 때였지요. 무대에서 벨리댄스를 하고 있는 그 아이의 몸을 사진기에 담기 위해 바짝 다가갔던 것인데 나중에 공연이 끝나고 아이에게 사진을 보여주면서 몸이 참 예쁘다고 말해주었지요. 그때 아이의 환한 표정이 지금도 기억에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큰사진보기 ▲생강나무안준철 큰사진보기 ▲생강나무안준철 댄서가 꿈인 그 아이는 몸이 예뻐야 하고 몸이 곧 생명입니다. 그런 점에서 그 아이에게 몸이 예쁘다고 말해준 것은 최대의 칭찬이었던 셈이지요. 아이도 그렇게 이해를 한 듯싶었고요. 어제도 아이와 헤어지면서 이미 성년이 된 제자에게 이렇게 말해주었습니다. "네 몸이 사월보다도 더 눈부시구나!" 산에 가서 내내 그 아이를 생각했습니다. 진달래꽃의 그 황홀한 붉은 빛을 사진기에 담으면서 혹은, 노란 생강나무며 보랏빛 제비꽃이며 하얀 냉이꽃이며 사월의 산에 피어 있는 온갖 꽃들을 사진기에 담으면서 그 아이를 생각하고 그리고 '생명'이란 단어를 떠올렸습니다. 큰사진보기 ▲냉이꽃안준철 큰사진보기 ▲제비꽃과 민들레안준철 저는 앞에서 '댄서가 꿈인 그 아이는 몸이 예뻐야 하고 몸이 곧 생명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만약 그 말을 이렇게 바꾸면 어떻게 될까요? '댄서가 꿈인 그 아이는 몸이 예뻐야 하고 몸이 곧 상품입니다.' 라고.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맞는 말 같기도 합니다. 그 아이가 대학을 졸업하고 자신의 꿈을 이루어 댄서가 된다면 그리고 그 직업으로 돈을 벌게 된다면 몸이 곧 상품이 되는 셈이니까요. 그것은 비단 댄서만이 아니라 상상력으로 밥을 먹고 사는 시인이나 작가들에게도 해당되는 말일 수 있습니다. 직업은 중요합니다. 그것으로 밥을 먹고 살 수 있고 인간관계를 포함한 모든 문화생활도 누릴 수 있기 때문이지요. 학교에서 학생들을 만나는 일도 직업으로서의 의미가 크다 할 것입니다. 아이들을 사랑하지 않아도 직업인으로서의 성실함만 갖추고 있으면 별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 큰사진보기 ▲자목련안준철 그런 점에서 교육을 고급 상품을 만드는 일로 노골적으로 정의하는 것을 꺼리지 않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우리가 돈을 벌기 위해서 태어난 것은 아닐 거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댄서가 되고 싶은 제자아이도 그 직업으로 돈을 벌겠지만 직업을 갖고 돈을 버는 일이 춤을 배우는 궁극의 목적은 아닐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궁극의 목적이 무엇일까요? 크고 작은 꽃들이 피어 있는 눈부신 사월의 산을 내려오면서 저는 '생명'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사랑'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큰사진보기 ▲동백안준철 제자아이가 춤을 배우는 궁극의 목적은 춤을 사랑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춤을 추면서 살고 싶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 충만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직업이 필요하고 돈도 필요하겠지만 말입니다. 산에 가다가 만난 제자아이의 예쁜 몸을 상품이 아닌 생명으로 바라본 이유입니다. 학교에서 만나는 아이들을 천하보다도 귀한 존귀한 생명으로 바라보고 싶은 이유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교육공동체벗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교육공동체벗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꽃과 생명 추천13 댓글 스크랩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구독다음 채널구독 글 안준철 (jjbird7) 내방 구독하기 ㄹ교사이자 시인으로 제자들의 생일때마다 써준 시들을 모아 첫 시집 '너의 이름을 부르는 것 만으로'를 출간하면서 작품활동 시작. 이후 '다시 졸고 있는 아이들에게' '세상 조촐한 것들이' '별에 쏘이다'를 펴냈고 교육에세이 '넌 아름다워, 누가 뭐라 말하든', '오늘 교단을 밟을 당신에게' '아들과 함께 하는 인생' 등을 펴냄. 이 기자의 최신기사 어느 시인의 달팽이 진액 같은 시 구독하기 연재 안준철의 <시와 아이들> 다음글371화수업하는데 학생이 '비웃었다', 어찌 수습할까 현재글370화대학생이 된 '몸이 예쁜' 제자아이를 만났습니다 이전글369화"왜 그런 사람을 교과부장관으로 앉힌 건대?" 추천 연재 여주양평 문화예술인들의 삶 "마지막 대사 외치자 모든 관객이 손 내밀어... 뭉클" 이태원 참사 생존자의 이야기 "사과하기 위해 왔습니다" 그날 서점은 눈물바다가 됐다 제주 사름이 사는 법 "대통령, 정상일까 싶다... 이런데 교회에 무슨 중립 있나" 어쩌면 우리의 장례이야기 오빠가 죽었다니... 장례 치를 돈조차 없던 여동생의 선택 SNS 인기콘텐츠 "끝내자 윤건희, 용산방송 거부" 울먹인 KBS 직원들 "무인기 사태 후 파주 읍내에 중무장 군인들 깔렸다" "민주당 지지할 거면 왜 탈북했어?" 분단 이념의 폭력성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윤핵관과 시한부 장관의 조합... 국가에 재앙 몰고 왔다 영상뉴스 전체보기 추천 영상뉴스 용산 '친오빠 해명'에 야권 "친오빠면 더 치명적 국정농단" 강에 뛰어든 소녀와 그녀를 찾아다닌 남자의 최후 "망언도 이런 망언이..." 이재명, 김문수·김광동·박지향 파면 요구 AD AD AD 인기기사 1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2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3 미 대선, 200여 년 만에 처음 보는 사태 벌어질 수도 4 "민주당 지지할 거면 왜 탈북했어?" 분단 이념의 폭력성 5 "김건희·명태균 의혹에... 지금 대한민국은 무정부 상태" Please activate JavaScript for write a comment in LiveRe. 공유하기 닫기 대학생이 된 '몸이 예쁜' 제자아이를 만났습니다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밴드 메일 URL복사 닫기 닫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취소 확인 숨기기 이 연재의 다른 글 372화"나야, 앞으로 날 잘 부탁해!" 371화수업하는데 학생이 '비웃었다', 어찌 수습할까 370화대학생이 된 '몸이 예쁜' 제자아이를 만났습니다 369화"왜 그런 사람을 교과부장관으로 앉힌 건대?" 368화교사는 어딘가에 상상력의 우물을 숨기고 있을 때 아름답다 맨위로 연도별 콘텐츠 보기 ohmynews 닫기 검색어 입력폼 검색 삭제 로그인 하기 (로그인 후, 내방을 이용하세요) 전체기사 HOT인기기사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미디어 민족·국제 사는이야기 여행 책동네 특별면 만평·만화 카드뉴스 그래픽뉴스 뉴스지도 영상뉴스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대구경북 인천경기 생나무 페이스북오마이뉴스페이스북 페이스북피클페이스북 시리즈 논쟁 오마이팩트 그룹 지역뉴스펼치기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강원제주 대구경북 인천경기 서울 오마이포토펼치기 뉴스갤러리 스타갤러리 전체갤러리 페이스북오마이포토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포토트위터 오마이TV펼치기 전체영상 프로그램 쏙쏙뉴스 영상뉴스 오마이TV 유튜브 페이스북오마이TV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TV트위터 오마이스타펼치기 스페셜 갤러리 스포츠 전체기사 페이스북오마이스타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스타트위터 카카오스토리오마이스타카카오스토리 10만인클럽펼치기 후원/증액하기 리포트 특강 열린편집국 페이스북10만인클럽페이스북 트위터10만인클럽트위터 오마이뉴스앱오마이뉴스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