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집트 카이로 시내 전경.
서주
3월 9일 이집트 시민혁명의 상징인 카이로의 타흐리르 광장 시위대를 해산시켰던 이집트 군이 18명의 여성 시위자들을 체포하고 강제로 처녀성을 검사했다고 국제 인권단체인 앰네스티 인터내셔널(Amnesty International)이 밝혔다.
군은 이들을 구타하고, 전기고문을 가하고, 알몸 수색까지 감행했다. 이들이 알몸 수색을 받는 동안 남자 군인들이 사진촬영을 했으며 이에 항의하자 매춘 혐의를 씌우겠다고 협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에 의하면 20세의 살와 호세이니도 타흐리르 광장에서 체포돼 헤이크스텝 군 감옥으로 끌려갔다. 거기서 그녀는 체포된 다른 여자들과 함께 옷을 모두 벗고 여자 간수로부터 수색을 당했다.
수색하는 방의 문과 창문은 열려 있었고 열린 문을 통해 남자 군인들이 안을 살펴보고 알몸 수색을 받는 여자들을 촬영했다. 그런 후 그들은 다른 방으로 가 하얀 가운을 입은 남자로부터 강제로 '처녀성 검사'를 받았다. 그들은 "처녀가 아닌 것이 밝혀지면" 매춘부 혐의를 받게 될 것이라고 위협을 받았다.
채찍으로 구타하고 가슴·다리에 전기 고문도기자인 라샤 아젭도 체포된 18명에 포함돼 있었지만 군 감옥으로 가기 전에 석방됐다. 그렇지만 그 전에 다른 17명과 함께 카이로 박물관 별관에서 고문을 받았다. 군인들은 이들에게 수갑을 채우고 채찍과 고무호스로 구타했으며, 가슴과 다리에 전기 고문을 가했고, "매춘부"라고 모욕적인 욕설을 퍼부었다.
라샤 아젭은 다른 여성들이 구타당하고 전기고문을 당하는 소리를 들었다. 그녀는 몇 시간 후 네 명의 남자 기자들과 함께 풀려났지만 다른 17명의 여성 시위자들은 헤이크스텝 군 감옥으로 끌려갔다.
이들 17명의 여자들은 이틀 후인 3월 11일 군사 법정에 세워졌다. 이들은 13일에 풀려났지만 몇 명은 1년 형을 선고받았다. 살와 호세이니는 무질서한 행동, 개인 및 공공 자산 파괴, 교통 방해, 무기 소지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군인들이 의도적으로 체포된 여성들을 모욕하고 협박했다고 말했다.
"군인들은 알몸 수색 장면을 남자들이 보고 또한 사진을 찍게 함으로써 체포된 여성들에게 수치심을 주려고 했다. 또한 사진이 공개될 수 있음을 암시함으로써 노골적인 위협을 가했다."체포된 남자 시위자들도 고문과 구타를 당했다. 시민저항 기간 내내 반정부 노래를 부르면서 군중을 이끌었던 23세의 음악가 라미 에삼도 그중 한 명이다. 그는 <씨엔엔>(CNN)과의 인터뷰에서 3월 9일 타흐리르 광장의 시위자들을 진압하던 군은 그 전과는 완전히 달랐다고 말했다. 그는 수십 명의 시위자들과 함께 군인들에게 질질 끌려 광장에서 나와 박물관으로 끌려간 뒤 녹초가 되도록 맞았다.
"고문은 네 시간 동안 계속됐다. 군인들은 몽둥이, 금속 막대, 철사, 채찍, 로프, 고무호스로 때렸다. 전기의자도 있었다. 한 군인은 몸을 날려 다리로 내 얼굴을 가격했다."3월 9일 이들은 모두 타흐리르 광장에서 진정한 민주적 원칙을 담은 헌법 개정을 주장하는 시위를 하고 있었다. 이전에 시위자들에게 폭력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천명했던 군은 이날 시위자들을 강제 진압하고, 구타하고, 광장 밖으로 질질 끌어냈다. 피해자들의 잇단 증언에도 불구하고 군은 구타와 고문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전제적이고 비민주적인 정치권 및 군과 싸워야 하는 이집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