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날 풍경 등교하는 학생들을 환한 웃음으로 맞아주는 교장 선생님과 원어민 보조교사.
안준철
제가 잘한 일인지 잘못한 일인지는 모르지만 그렇게 첫 운을 떼었습니다. 그리고 20분 동안 학생들과 나름대로 하고 싶은 얘기를 충분히 나누었습니다. 그것이 돈의 위력인지 저의 상상력의 위력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돈을 탐하여 나온 학생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만약에 네가 한 달에 300억을 번다면 그 돈을 어디에 쓰고 싶어? 한 가지 조건은 그 돈을 너의 행복을 위해서만 써야 돼."
"집 사요."
"그래? 그럼 좋은 집을 사고 싶겠지?"
"당근이죠. 정원도 있고 수영장도 있는 집요."
"아무리 좋은 집이라도 300억이면 살 수 있겠지?"
"그렇겠지요?"
"그럼 그 다음 달에 받은 300억으로는 뭐하지?"
"세계여행 가요."
"세계여행을 가려면 돈이 얼마나 들까?"
"쓰기 나름이겠지요."
"그럼 넉넉하게 잡어서 한 10억?"
"예. 좋아요. 그 정도면."
"300억으로 30번은 세계여행 다녀올 수 있겠네?"
"그러네요."
"그럼 그 다음 달에 받은 300억으로는 뭐하고 싶어?"
"옷 사요."
"옷도 300억이면 평생 옷을 사고도 남겠지?"
"예."
"그럼 그 다음 달에 받은 300억으로는 뭐하고 싶어?"
"잠깐 있어 봐요. 그러니까 그 돈으로… 예. 저금해요."
"저금은 무슨? 다음 달에 돈이 300억이 또 나오는데."
"그럼 어려운 사람들 도와줘요."
"너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만 쓰라고 했잖아."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