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약을 구해 꼭 돌아오겠다"는 간절한 약속을 아들에게 남기고 떠나는 용수
영화자료
청년탄광의 광부인 용수(차인표 역)에게는 아내와 열한 살 준이(신명철 역)가 있다. 끼니마다 푸성귀를 뜯어 밥에 섞어 먹어야 할 만큼 형편은 어렵지만, 이들 가족은 함께 사는 것 자체로 행복하다. 그런데 아내가 폐결핵으로 쓰러지고, 게다가 임신까지 한다. 이에 그는 가재도구들까지 팔아 약을 구해 보지만 구할 수 없게 되자, 약간의 식량을 마련해 놓고 집을 떠난다. "엄마의 약을 구해 반드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준이에게 남기고.
그가 떠난 얼마 후 병세가 악화되어 용수의 아내는 결국 죽고 만다. 트럭에 실려 가는 엄마의 시신을 울며 쫒던 준이는 처참한 모습으로 아빠를 찾아 떠돌게 된다. 하지만 열한 살 소년에게 현실은 가혹하기만 하다. 준이는 아빠를 찾아 변방을 떠돌다가 한 소년의 제의로 두만강을 넘어 중국으로 가던 중 붙잡혀 수용소에 갇히는데, '변절자 김용수의 아들'이란 낙인과 함께 처참한 생활을 하게 된다.
한편 용수는 중국에서 약만 구하면 돌아가려던 계획과 달리 자신도 모르게 탈북자가 되자 보내달라며 울부짖는다. 하지만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다. 그는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으며 남한에 도착하게 되고 임대아파트에 정착비, 일자리까지 얻게 된다. 그리하여 얼마간의 돈이 생기자 아내의 약을 구하지만 자신은 이미 돌아갈 수 없는 처지라 어렵게 구한 브로커를 통해 아내는 이미 죽고 아들이 수용소에서 처참한 생활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한참이 지났다. 그는 버는 돈 모두를 아들과의 재회에 들인다. 이제 하룻밤만 지나면 그토록 보고 싶던 아들을 만날 수 있다는 희망에 용수는 잠을 이루지 못한다. 그리고 이튿날 아들에게 줄 축구화와 축구공, 영양제가 든 가방을 끌어안고 몽골 행 비행기에 오른다. 삼춘이라는 브로커를 따라 몽골 국경으로 올 아들을 만나러. 하지만 용수는 아들에게 주려고 몇 알 넣었던 영양제 때문에 그만 몽골의 출입국관리소에 억류되고 만다.
한국대사관의 도움으로 간신히 풀려나 아들을 기다리고 있는 그에게 도착한 것은 '탈북자이니 한국 대사관에 보내 달라'는 내용의 아들 목에 걸렸던 팻말과 누더기가 된 신발 한 켤레, 그리고 아내의 반지. 준이는 준이대로 일행과 떨어져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 몽골의 국경지대인 고비 사막에서 홀로 헤매다 죽었기 때문이다. 낮에는 뜨거운 태양아래, 밤에는 차가운 모래사막에서 물 한 모금 먹지 못한 채. 이 부분 너무 슬퍼서 울고 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