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의 3대 해수욕장으로 유명했던 영광 가마미 해수욕장. 계마리 어촌계장의 말에 따르면 한창 피서철에는 하루 10만명 넘는 피서객들이 찾아왔는데 핵발전소가 들어서고 부터는 연간 1만여명에 불과하다고 한다.
송성영
"핵발전소가 들어서기 전까지만 해도 한창 피서철에는 하루 십 만 명 이상의 피서객들이 몰려왔는데 지금은 여름 내내 만 명 정도 찾아오는 것이 전부입니다. 핵발전소가 바로 코 앞인데 해수욕하겠다고 찾아 오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겠습니까?"영광의 자연환경은 영광 사람들만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대한민국 모든 사람이 대대로 누려야 할 것입니다. 고흥이든 해남이든 대한민국 그 어디든 핵발전소가 들어서게 될 지역은 영광군과 같은 피해를 입게 될 것입니다. 그 피해는 결국 대한민국 사람들 모두가 감당해야 할 피해인 것입니다. 내가 살고 있는 고흥 앞바다를 핵발전소의 위험으로 부터 지키자는 것은 대한민국의 바다를 지켜내자는 것이기도 합니다.
"황폐화 된 게 황금어장 뿐만이 아닙니다. 핵발전소 유치 문제로 수없이 많은 싸움을 벌여나가는 과정에서 영광의 인심마저 황폐화 됐습니다. 길을 지나갈때도 서로 손가락질 하고,식당을 찾아가도 찬반으로 나눠서 다닐 정도로 심각합니다."핵발전소를 통해 좀 더 빨리 달리고 좀 더 편리한 생활을 누리고 좀 더 많이 먹고자 하는 만큼 사람살이와 우리의 국토는 망가지게 될 것입니다. 핵발전소를 통해 30년의 전기를 얻으려고 30만년 가는 핵폐기물을 양산해 내듯이 그만큼 위험한 환경에서 불안하게 생활하게 될 것입니다(환경운동연합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단위면적당 핵 폐기물량 세계 1위).
다 늦은 저녁에 집에 돌아왔더니 집 한 옆에 지어놓은 작은 도서관에 열 세 명의 마을 아이들이 몰려왔다고 합니다. 아이들 대부분이 자전거를 타고 왔다고 합니다. 아침 10시쯤에 몰려온 아이들은 아내가 끓여준 떡만둣국으로 점심을 먹고 영화를 보고 책을 보다가 땅거미가 질 무렵 다들 집으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작은 도서관을 찾은 아이들이 모두 떠나 아쉬웠습니다. 녀석들의 자전거와 노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싶었는데 오늘은 핵발전소가 들어서 있는 영광군의 황폐한 사진만 찍었습니다. 고흥에서는 그런 흉물스러운 사진을 찍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그런 사진 대신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고 바닷가를 달리며 꽃처럼 환하게 웃는 사진을 찍고 싶습니다.
하지만 아이들도 알아야 할 것이었습니다. 핵발전소는 분명 우리에게 수많은 편리함을 선사하고 있지만 그 편리한 이면에는 얼마나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지를. 얼마나 많은 희생이 뒤따라야 하는지를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핵발전소가, 원자력발전소가 얼마나 무시무시한 존재인가를 얼마나 많은 것들을 파괴하는지를 아이들도 알아야 합니다.
한수원(주)에서 내놓은 '2010 원자력 발전 백서'는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습니다.
'차세대의 원자력인식이 일반국민보다 부정적이라는 여론조사결과를 바탕으로 2009년에는'차세대이해 증진사업'을 재단의 브랜드 사업으로 선정하여 중점적으로 추진하였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차세대는 자아가 완성되지 않은 시기에 자칫 감정적인 주장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임으로써 잘못된 인식을 쉽게 형성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올바른 교육은 무엇보다 중요 하다. 이에 정부는 초∙중등 교과서를 통해 원자력 및 에너지에 대한 내용이 좀 더 풍부하고 정확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교과서 수정 및 신규 교과서 개발 사업을 적극 추진하여 약 300여 가지의 원자력 관련 교과 내용을 올바르게 수정 또는 변경시키는 성과를 거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