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러브스토리 웃음치료와 레크레이션 시간에 두 모자가 서로 사랑의 눈길을 주고 받고 있다.
안준철
우주 센터가 있는 고흥 나로도로 1박2일 가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정부가 교육복지투자사업의 일환으로 지원한 이번 여행의 공식 명칭은 <가족러브스토리>입니다. 바닷가에서 가족과 함께 하룻밤을 묵으면서 사랑의 역사를 써보라는 얘기일 텐데, 사정상 가족 대신 친구나 담임선생님과 함께 참여한 학생들도 있었습니다.
12일(금) 오후 3시 경 학교를 출발하여 고흥 나로도로 향하면서 우주선 발사가 성공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런 생각을 문득 했습니다. 하지만 다음 날 돌아오는 길엔 제 생각이 사뭇 달라져 있었습니다. 제 생각이 바뀐 것은 졸업한 지 약 20년 만에 웃음치료사 되어 돌아온 한 제자 덕분이었습니다.
김두수(39, 한국웃음치료교육원장). 그는 제 첫배새끼입니다. 학교에서는 첫 담임을 맡은 학생들을 그렇게 부릅니다. 정년이 겨우 5년 남짓 남다보니 첫 담임을 맡은 그들을 어떻게 지도했고, 그들에게 무슨 얘기를 들려주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그러니 저 대신 그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제자들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스럽고 행복한 일인지 모릅니다. 지난 여름 학교로 저를 찾아와 제 손을 잡고 그가 들려준 말입니다.
"선생님이 수업 시간에 팝송을 많이 가르쳐 주셨잖아요. 사이먼과 가펑클의 <험한 세상에 다리가 되어>를 배울 때였는데 선생님께서 저희들에게 이런 말씀을 해주셨어요. 앞으로 너희들이 어떤 인생을 살든 그것은 너희들의 몫이지만 인생을 살면서 단 한 번만이라도 누군가에게 험한 세상의 다리가 되어주었으면 좋겠다. 기억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