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대교 위에서 내려다본 일주도로
성낙선
해상낚시공원을 나와 정남진을 향해 가는 길에, 대리 부둣가에서 독특한 작업을 하고 있는 주민들과 마주쳤다. 노력도에서도 비슷한 작업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았는데, 그때는 단순히 어망을 손질하는 걸로 보았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까 무언가 조금 달라 보인다.
두 사람이 마주앉아 한 사람은 밧줄을 비틀어 틈새를 만들고, 다른 한 사람은 벌어진 틈새에 무언가를 꽂아 넣고 있다. 밧줄은 가래떡 굵기다. 그 밧줄을 손에 쥐고서 비틀면 넣고 비틀면 넣고 하는데, 호흡이 척척 맞는다. 두 사람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일하는 모습이 무슨 놀이를 즐기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무엇을 하고 있는 건지 가까이 다가가 물었다. 미역 양식을 하기 위해 밧줄에 미역 종자를 붙이고 있단다. 신기한 일이다. 2cm가 될까 말까한 미역종자를 밧줄 틈새에 끼워 넣는데, 거기서 2m 가까이 되는 미역이 자란다. 이맘때 양식을 시작해, 내년 2, 3월에 수확을 하기 시작한단다. 그리고 4월이면 수확이 끝난다.
한겨울 차가운 바다 밑에서, 누군가의 뱃속을 뜨끈하게 덥혀줄 미역이 자란다고 생각하니 내 마음이 다 뿌듯해진다. 장흥 미역은 일본에까지 수출을 한단다. 부디 미역이 잘 자라서, 한국인이든 일본인이든 장흥 바다처럼 청정한 삶을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