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악터널 입구. 자전거로 여기까지 올라올 정도면 이 세상 어디든 갈 수 있다. 힘을 내자.
성낙선
첫 번째 관문인 북악터널을 넘는다. 도시에서는 흔히 보기 힘든 수백 미터 고갯길이다. 평소보다 한 단계 낮은 기어로 천천히 그러면서도 꾸준히 페달을 밟는다. 처음부터 무리를 해서는 안 된다. 마라톤을 뛰는 기분으로 끝까지 페이스를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터널을 빠져나가는 사이, 이마 위로 땀이 주르륵 흐른다. 날이 꽤 선선해졌는데도, 여름 한 낮에 자전거를 탈 때만큼이나 주체하기 힘든 땀이다. 북악터널 끝까지 큰 힘 들이지 않고 올라간다.
어떻게 보면 조금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순조로운 여행이다. 나와 함께 도로 위를 달리는 자동차들조차 오늘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점잖다. 그새 자전거를 대하는 자동차 운전자들의 의식에도 상당히 큰 변화가 일어난 게 틀림없다. 경적을 울리는 차를 찾아보기 힘들다. 좋은 현상이다.
자전거와 자동차가 서로 통행하는 데 방해가 되지 않기 위해 최대한 주의를 기울이기만 해도, 도로 위에서 자동차와 자전거가 공존하는 세상을 만드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자전거를 위한답시고 자꾸 새로운 자전거도로를 놓으려고 하는 것보다 기존에 만들어진 도로를 가능한 대로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자동차들이 점잖아졌다고 해서 위험한 요소들이 말끔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도로 위에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 김포는 경인아라뱃길, 김포한강신도시 건설 등으로 상당 구간 도로 공사가 진행중이다. 이런 길은 갓길이 없기 때문에 아무리 조심을 한다고 해도 위험한 상황과 수시로 맞닥뜨릴 수 있다. 주의를 기울여 극히 조심스럽게 페달을 밟아야 한다.
해병대의 허가를 '득'하지 않으면 출입이 불가한 그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