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9일 국방부는 평택2함대 사령부에서 20일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를 앞두고 내외신기자들을 대상으로 천안함 절단면을 30분동안 공개했다.사진은 측면에서 바라본 스크루 모습.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그러나 정부가 확고하게 특정해 놓은 폭발원점과 함미침몰 해점 사이 거리는 200m에도 못 미친다. 아무리 오차를 고려해도 300m에 달하는 차이는 과학적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차이가 좀 날 수도 있지 않냐라고 치부할 문제가 아니다. 폭발원점은 이번 사건을 재구성하는 데 근간이 되는 KNTDS(해군전술지휘통제시스템)와 지진파, 공중 음파로 특정했고, 함미침몰 해점은 실물을 발견한 뒤에 확인했다. 틀려서는 안 되는 좌표이며, 만약 틀렸다면 그동안의 조사결과를 폐기하고 시간, 장소부터 다시 찾아야 한다. 그러나 보고서는 이 문제를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눈 질끈 감는다고 덮일 문제가 아닌데도 말이다.
'스크루 변형'에 대한 분석도 기대 이하였다. 한 방향의 변형밖에 설명하지 못하는 관성력에 여전히 집착했다. 기존의 관성력 개념으로 설명이 안 되자 이번에는 '충격관성력'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했다. 그러나 두 방향으로 휘어 S자가 되어버린 스크루 날개의 변형을 관성력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심지어 시뮬레이션 동영상은 스크루 회전방향이 실제와 반대로 나타난다. 시뮬레이션 등 공들인 분석 내용을 보고서 본문은 물론이고 부록에도 싣지 못한 이유를 정부는 스스로 알고 있으리라 본다. 이미 사진을 통해 휘고, 깨지고, 찢기고, 긁힌 처참한 스크루의 모습이 낱낱이 공개되었는데도, 여전히 '휨 이외에 손상흔적이 없다'고 해야 하는 절박함만큼은 이해된다.
이밖에 연어급 잠수정의 제원을 전혀 밝히지 않았고, 무기소개책자에 있다고 거짓말했던 어뢰 설계도의 출처, KNTDS 좌표 등 도무지 기밀보호의 실익이 짐작되지 않는 핵심 자료들을 꽁꽁 숨겨두고 있다. '너희들은 보여주는 것만 봐라'는 식이다.
허다한 자료 은폐와 아전인수식 해석보고서는 아전인수로 넘쳐난다. 부실한 내용을 무리하게 증거로 만드는 과정에서 아전인수가 발견된다. 대개의 경우, 필요조건이 되기도 어려운데 충분조건인 듯 우기고 있다. 논리학의 기본을 무시한 대표적 아전인수 사례는 아래와 같다.
희생자와 생존자의 부상상태는 골절, 타박, 열창(裂創) 등이다. 보고서는 이를 버블제트 압력파의 증거라고 한다. 압력파의 가장 대표적인 부상은 고막 파열과 장기 파열 등인데 단 하나의 사례도 없다. '골절, 열창이면 어뢰공격이다'라는 명제는 당연히 성립될 수 없다.
사건 원인과 관련한 생존자 증언은 다양하게 엇갈린다. 잘 모르겠다는 경우가 다수이며 어뢰를 언급한 이들도 대부분 함수와 함미가 분리된 사실을 인지한 뒤에야 어뢰를 의심했다고 증언했다. 사건 직후의 교신에서 '좌초다' '조난당했다' 등의 표현이 실제로 쓰였음이 확인되었다. 그런데도 보고서는 '생존자 다수가 침몰 원인을 어뢰로 판단'했다고 결론지었다.
CCTV 화면 복원에 대해, 보고서는 '부분 복원'임을 밝혔다. 그리고 최종 촬영된 CCTV의 마지막 화면표시 시각은 21시 17분 03초였다고 한다. 사건 발생시점과 약 5분의 차이가 발생한다. 그 5분 가운데 1분은 '1분 후 저장되는 기기 특성'이고, 나머지 4분은 CCTV 시계 오차라고 설명했다. 참으로 편리한 설명이다. 그러나 설치된 지 반년밖에 안된 군용 CCTV 6대가 한꺼번에 4분 이상 오차가 생긴다는 것을 누가 납득하겠는가? 4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부분 복원'된 CCTV 화면만으로는 알 수 없으며, 복원을 안한 것인지 못한 것인지 또한 불분명하다.
'1번 어뢰' 장황한 설명... 오히려 자충수 둔 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