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성낙선
마음이 아무리 굴뚝같아도 선뜻 마음을 정하기 힘든 여행이다. 하루 100㎞씩 쉬지 않고 달린다고 해도 꽉 찬 40일. 자전거여행 중에 발생하는 이러저러한 변수를 고려하면, 인간이 쇳덩어리가 아닌 이상 적어도 50일 이상은 걸리는 여행이다. 사실 시간을 내는 것조차 쉽지가 않다. 이런 저런 조건을 다 따지자면 막상 떠나기 어렵다.
내 나이 이제 내년이면 쉰이다. 늙어가는 걸 문자 그대로 피부로 느낀다. 더 늦기 전에 떠난다. 내 나이 스무 살 때 자전거여행을 시작했다면, 지금쯤은 세계여행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하지만 지금도 늦지 않았다. 다행히 자전거여행 경험이 있어 온갖 장비를 새로 구비하는 것 외에, 두 달간 지속되는 여행을 준비하는 데 특별히 큰 어려움을 겪지는 않았다.
앞으로 길 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나 자신도 잘 모른다. 다양한 사건들이 기다리고 있을 게 분명하다. 자전거여행에는 여러 가지 위험한 요소들이 도사리고 있다.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과 맞닥뜨리게 되어 있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잘 헤쳐 나갈 수 있을 거라고 믿지만, 여행을 앞둔 오늘 밤 살짝 긴장이 되는 것 또한 숨기기 어렵다.
여행기는 가능하면 그날 있었던 일은 바로 그날 밤 정리해서 올릴 예정이다. 도착 지점에서 전원을 공급받기 어렵다거나, 너무 늦은 밤 여행을 마치게 돼서 글을 쓰기 힘든 형편이 아니라면, 큰 무리가 없을 듯싶다.
완주가 목표의 전부는 아니다. 완주와 더불어 여행지에서 마주치게 되는 풍경과 여행 중에 발생하는 다양한 사건들을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하는 것 역시 중요한 목표 중에 하나다. 같이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마음으로 끝까지 죽 지켜봐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현재의 내 몸무게 66kg, 짐은 줄이고 줄여서 총 15kg이다. 짐에는 노트북, 카메라, 텐트 등이 들어 있다. 텐트를 가져가기는 하지만, 그것은 일종의 비상용이고 실제 잠자리로는 주로 민박이나 여관을 이용할 예정이다. 옷가지는 여름과 가을 옷 위주로 준비했다. 11월 이후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게 조금 걱정이다. 내 나름 대책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내일(15일)은 서울 길음동 집을 떠나 강화도로 들어선 다음 해가 지기 전 적당한 거리에 위치해 있는 마을에서 1박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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