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겉그림.
한국사진작가협회
.. 행자(行者)의 경우에 있어서의 문제점은 빠른 동작, 카메라를 모티브로 향해 정확히 찍는 방법론에 문제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 모비트에 따른 행자를 보는 끼네시마 군의 '눈'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행자, 신앙에 매달려 살아가는 사람, 신앙을 매물해서 살아가는 사람, 행자, 그러한 많은 광신자이거나, 또는 산에 사는 도사, 행자. 이런 것들을 모티브로 할 경우, 단순한 관광사진이나 기록사진이 아닌 이상, 그 인간성을 도려내지 않고서는 의미가 없다. 적어도 사진이 예술성을 얻고 그러한 방향으로써의 사진을 발전시키려면 더욱더 그러한 인간성을 생각하지 않으면 발전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림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눈·코, 그리고 하얀 두건, 요켠대 눈에 보이는 물건 그 자체를 찍을 수밖에 방법이 없다. 이것으로써 처음으로 모티브에서 무엇을 볼 것인가 하는 작가의 눈이 문제가 되어지는 것이다. 단순하게 말하자면, 관광사진을 희망하는 사람은 풍속적인 것에 흥미를 갖고, 예술을 지향하는 사람은 인간적인 것에 몰입해 가는 것이다 … 모티브에서 무엇을 볼 것인가에 따른 작가의 눈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 진실 속에서 곤란을 겪는 우리들 자신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다 … 우리들의 트레디션, 전통의 본질을 가장 단순하게, 그리고 심플하게 말하자면, 우리들 일본인은 '르브르'도 갖고 있지 않고, 프랑스혁명 또한 겪어 본 일이 없다 … 게다가 우리들은 더욱 앞서 나아가지 않으면 안 되지 않은가. 이러한 핸디캡을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된다. 넘어야 할 산들, 헉헉대면서 나아가야 할 길 .. (62∼63쪽)
토몬 켄 님 말이 아니더라도 "사진을 발전시키려면 더욱더 그러한 인간성을 생각하지 않으면 발전은 없"습니다. "무엇을 볼 것인가"조차 살피지 못하는 사람한테 '어떻게 살고자 하는가'를 따지거나 물을 수 없습니다만, 우리는 우리 스스로 어떻게 살아가고자 하는가를 맨 먼저 따지거나 살피거나 물으면서, 내가 두 손에 사진기를 쥔 사람이라면 '무엇을 보고 무엇을 찍어 무엇을 어떻게 나누려 하는가'를 따지고 살피며 물어야 합니다. 내 삶을 내 깜냥껏 담는 사진이지, 다른 사람 삶을 구경하며 다른 사람 손재주를 흉내내어 다른 사람한테 우쭐거리듯 내보이려고 담는 사진이 아닙니다.
글을 쓸 때에도 마찬가지요, 그림을 그리거나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출 때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누구한테 자랑하려고 글을 쓰지 않습니다. 우리는 누구 앞에서 젠체하려고 책 하나 내놓지 않습니다. 나 스스로 아름다운 길을 걷고 있기에 시나브로 엮을 수 있는 빛나는 책 하나입니다. 나 스스로 웃고 우는 맑고 밝은 삶을 일구기에 찬찬히 여미는 싱그러운 책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