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솟을대문아산군 둔포면 신항리 윤씨마을에서 공동으로 사용한 솟을대문
하주성
충남 아산시 둔포면 신항리에는 윤씨 일가가 집단으로 모여 마을을 형성하고 살던 마을이다. 이곳에는 윤보선 전 대통령 생가를 비롯하여 윤일선 가옥, 윤승구 가옥, 윤제형 가옥 등이 남아 있다. 이중 윤일선, 윤승구, 윤제형 가옥은 하나의 커다란 솟을대문을 통해 출입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렇게 공동으로 이용하는 솟을대문을 통해, 마을로 출입을 하게 꾸며진 곳은 유일한 것으로 보인다.
'사람이 살아야 집도 살아'
이 중에서 공동 솟을대문을 통해 들어가면 제일 끝에 있는 집이 윤제형 가옥이며, 네 채의 윤씨 고택 중 유일하게 사람이 생활을 하고 있는 집이다. 윤제형 고택은 1900년경 윤제선이 건립한 한옥으로, 현재 충남 민속자료 제13호로 지정이 되어 있다. 이 집은 ㄱ자 형의안채와 ㄴ자 형의 사랑채가 어우러져, 튼 ㅁ자 형의 평면구조로 중부지방 주택의 특징을잘 보여준다.
집을 촬영하고 있는데 마을 분인 듯 어르신 한 분이, 무엇을 그리 열심히 찍느냐고 물어 보신다. 신문에 소개를 하려고 한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무슨 신문이냐고 되물으신다. '오마이뉴스'라고 말씀을 드렸더니, 그런 신문도 있느냐고 하시면서
'집은 사람이 살아야 집도 사는 법이여. 이렇게 좋은 집들이 많은데 그 집만 사람이 살아. 여기저기 물건을 늘어놓아도, 사람이 살면 집도 숨을 쉬지. 저렇게 좋은 집들도 비워 놓으면 온기를 잃어서 결국엔 폐허가 되는 법인데..."혀를 차시고 가시는 어르신의 말씀대로 사람이 살고 있는 윤제형 가옥은 온기가 느껴지지만, 굳게 문이 닫힌 딴 가옥들은 무엇인가 찬바람이 이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