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b 홈페이지외국어 통역자원봉사 전화번호 1588-5644
고기복
우체국을 찾은 인도네시아인은 한국에 와서 처음으로 송금을 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대개 국내 대형 은행을 통해 송금하는데, 그는 가까운 은행을 찾다보니 우체국에서 송금하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문제는 일반적인 이주노동자들이 그러하듯 본국에서 자신의 명의로 계좌를 개설하지 않고 출국한 탓에, 가족 명의로 돼 있는 통장으로 송금하려고 했는데, 은행계좌번호만 알고, 그 외의 사항은 모른다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에 와서 처음으로 송금한다는 걸로 봐서 그는 입국한 지 채 몇 달이 되지 않는 이주노동자임에 틀림없었습니다. 그동안 말이 통하지 않아서 답답한 게 있었는지 그는 전화로 몇 가지를 더 물어보았습니다.
그에 대해 우체국 직원의 말대로 해외송금의 경우, 수취인 정보가 불명확하여 돌아올 경우 수수료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수취인 정보를 확실하게 적어 보내는 것이 안전하니, 우체국에서 요구하는 사항을 정확히 적을 수 있으면 적되, 모르면 나중에 알아서 송금하는 방향으로 하라고 전달해 주고 끊었습니다. 첫 월급인지, 몇 달을 모은 월급인지 모르지만, 부푼 마음을 안고 우체국에 들렀을 그에게는 아쉬운 일이지만, 수취인 정보도 정확하지 않은데 무턱대고 보내라고 할 수 없는 노릇이니까요.
전화를 끊고 나서, '015-88-5644' 번호를 핸드폰에 저장해 두었습니다. 혹시 압니까? 고국을 떠나 첫 월급을 받고 고향에 송금하려는 누군가를 전화로 도울 일이 또 생길지 말입니다.
덧붙이는 글 | 핸폰에 왜 '0'이 앞에 찍히는지 모르지만, bbb 안내전화는 1588-5644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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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모두를 위한 이주인권문화센터'(부설 용인이주노동자쉼터) 이사장, 이주인권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서 『내 생애 단 한 번, 가슴 뛰는 삶을 살아도 좋다』, 공저 『다르지만 평등한 이주민 인권 길라잡이, 다문화인권교육 기본교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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