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학생이 강남구 대치동의 입시학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박상규
얼마 전 국감에서 이정희 의원(민주노동당)이 우리나라 가계의 자산양극화가 소득양극화의 2배에 달하는 등 가계 불평등이 심각하다는 조사를 발표하여 화제가 되었다. 상위 20퍼센트의 자산 소유액은 7억 원을 넘었지만, 하위 20퍼센트는 57만 원에 불과했다. 소득과 자산의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를 살펴보면 소득은 0.357, 자산은 0.706를 기록했다. 지니계수는 0에 가까울수록 평등하며,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하다.
소득과 자산에 이어 소비도 불평등
가계 경제를 이야기할 때 소득, 자산과 함께 살펴봐야 할 측면이 소비이다. 소비를 함께 보아야 가계의 재정상태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하위 20퍼센트의 경우는 이미 오래 전부터 적자 상태에 빠져 있다. 빚으로 생계를 유지해오고 있는 수준에 내몰린 것이다.
2007년 기준 1인 이상 전국 가구의 소비지출은 월평균 199만3000원이다. 소비 항목별로는 식료품이 50.3만 원(25.2퍼센트), 기타소비지출이 36.5만 원(18.3퍼센트), 교통 및 통신이 35.0만 원(17.6퍼센트), 교육이 21.8만 원(11.0퍼센트)을 차지하여 상대적으로 규모가 컸다.
당신은 어떤 분위의 소득 계층에 속하는가? 사실상 소득에 의해 소비할 수 있는 항목은 이미 결정되어 있다. 만약 당신의 가계가 하위 10퍼센트(1분위)에 속한다면 매달 11만 원의 적자가 발생하며 식료품과 교통통신비에 대부분의 돈을 지출할 것이다. 상위 10퍼센트(10분위)의 가구라면 매달 250만 원 정도를 저금하면서 교육과 교양오락에 투자할 수 있다.
아래의 조사 결과를 보자.
소득수준이 소비행태를 결정한다 1분위 가계의 월평균 소득은 48만3000원인 데 비해, 소비는 59만4000원이다. 10분위 가계의 소득은 633만4000원이며, 그 중 374만1000원을 소비한다. 소득에 따라 소비 항목에 있어서도 명확한 차이가 나타났다. 하위 10퍼센트의 경우 보건의료비(12퍼센트), 광열수도(8.4퍼센트), 주거비(6.3퍼센트) 등 기본 생활에 필수적인 요소들에 지출하는 비중이 높았다. 하지만 교육(1.9퍼센트), 피복 및 신발(2.7퍼센트), 교양오락(3.3퍼센트) 등에 지출하는 비중은 낮았다.
반면 소득이 높아질수록 이러한 비중은 역전되어서 상위 10퍼센트의 경우 교육(12.1퍼센트), 교양오락(6.5퍼센트), 피복 및 신발(6.1퍼센트)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주거비(2.4퍼센트), 광열수도(3.6퍼센트), 보건의료(4.4퍼센트)는 낮은 비중을 차지했다.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의 소비 항목별 비중이 명확하게 반대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소득에 따른 소비 양극화, 소비 불평등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