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귀 탄 아이.
문종성
다행히 호기심 많은 꼬마 녀석이 날 발견했다. 거짓을 모를 까만 눈과 경계심 없는 옅은 미소가 낮고 둔탁한 목소리를 대신했다.
"여기 문 닫은 지 한참인 걸요."
녀석은 그렇게 말하고는 갑자기 부끄러운 괴성을 지르더니 자기 집으로 달려 들어갔다. 잠시 후…. 웅성거리는 소리가 커지더니 마을 애들을 필두로 청년들과 아주머니들까지 합세해 나를 구경 나왔다. 대관절 우리 마을엔 어쩐 일로 방문했는지 궁금하다는 투다.
"목이 타서요. 시원한 콜라 한 잔 사 마시려고 했는데……보시다시피."
"호호. 우리 마을엔 슈퍼가 없어요. 물은 어때요?"
더위엔 콜라가 진리라고 믿는 나였지만 물이라도 감지덕지할 상황이었다. 아주머니는 낯선 방문자에게 무엇인가를 해 줄 수 있다는 게 좋은 건지 요란스레 물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웃통을 벗어젖히고 거드름의 미학을 실습하던 아들을 채근했다.
"냉장고에 보면 페트병에 얼음 얼린 거 있을 거야. 그거 가져 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