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신히 가랑비나 피할 수 있는 빈궁한 이곳에서 나는 엘살바도르 호떡, 뿌뿌사를 만났다.
문종성
기름판 위에 곱게 익어가는 냄새가 내 안에 잠든 식신본능을 일깨운다. 누런 종이를 건네기도 전에 이미 손으로 들어 올려 한 입 베어 물었다. 와우! 꿀이 흘러나왔다. 뜨거운 것도 잊은 채 나머지 남은 부분을 두 입 더해 꾸역꾸역 집어넣었다.
이따금 오토바이나 차가 지나가다 호떡을 사기도 했다. 허름한 가게 옆에 서서 살사 소스를 찍어 먹는 나는 처지에 상관없이 뭐가 좋다고 싱글벙글. 그런데 주인 아주머니가 나를 감동의 굴레에 속박시켜 버렸다.
"주스는 무료랍니다."
투 고(to go)가 아닌 직접 먹는 사람에게는 주스 한 잔이 덤으로 주어진단다. 보통 중미의 서민 식당에서 주스는 기본 옵션으로 나오다. 그런데 여기도 그만한 서비스가 제공된다니 그저 황홀할 뿐. 그래도 싼 가격에 호떡을 양껏 먹고 주스까지 먹으려니 되레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다. 어느 덧 8개가 순식간에 동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