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파야 선원숭산스님의 제자이면서 미국 재가불교운동을 이끌고 있는 조안 핼리팩스가 미국 뉴멕시코 산타페에 설립한 우파야 선원
우파야선원 홈페이지
미국불교는 아시아와는 달리 승려보다는 재가자 중심으로 양성평등과 명상, 평화운동 등 참여불교를 강조하고 있으며 이같은 현상은 서구불교의 보편적인 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여기에 통불교(通佛敎)로서의 모습도 보이고 있다. 미국이 세계 모든 상품이 경쟁하는 시장인 것처럼 종교도 거대시장을 형성해 한국과 일본의 선종은 물론이고 남아시아의 위빠사나, 티벳의 라마불교 등 불교의 모든 종파들이 들어와 경쟁적으로 포교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인들이 세운 사원이나 명상센터에는 티벳의 승려는 물론이고 남방 위빠사나 선사나 한국 선사들이 함께 강연을 하거나 명상을 이끌고 있고 공동으로 행사를 개최하기도 한다. 미국인 방식으로 불교를 받아들이고 자체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는 것이다. 또한 자체적으로 지도자를 양성하고 있는데 이들은 젊은 세대와 어울리기 위해 펑크복장을 하거나 몸에 문신을 새기고 활동하기도 한다.
히피 세대, 고학력 전문직 중심으로 형성된 미국식 불교와 대조적인 것이 아시아계를 중심으로 형성된 이민자 불교다. 미국 이민자 불교의 기원은 19세기말 대륙횡단철도 건설을 위해 들어온 중국인 노동자들(쿨리라고 부른다)에 의해서이다. 이후 한국·일본·태국·베트남 등 아시아 계 이민자들이 물밀듯이 몰려오면서 이민자 불교는 급격하게 성장하게 된다.
이민자 불교의 특징은 공동체와 기복신앙, 승려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는데 이는 아시아 본토불교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 출신 불교도들에게 불교 신앙은 문화적· 인종적 정체성을 확인하는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아시아계 지역사회가 불교식 사원을 짓게 되면 이들 사원들은 출신국가의 민족 집단을 기초로 하게 된다.
이러한 이민자 불교에 대해 미국의 개종 불교도들은 '이삿짐 불교(Baggage Buddhism)' 또는 '보따리 불교'라고 평가절하하고 있다. 그리고 자신들의 불교는 지성적이며 기부와 사회참여에 적극적인 새로운 불교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식 불교는 과학과 의학 등 학문 영역까지 확장해 심리학과 심리치료에서 폭넓게 활용되고 있고 기업 리더십 프로그램에도 적용하는 등 그 폭을 넓혀가고 있다.
미국식 불교, 심리학·기업프로그램 등으로 영역 확장 미국불교의 흐름이 지나치게 엘리트 지향적이고 서구적 합리성을 강조하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세계 불교계의 흐름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일부에서는 미국 불교가 이민자들의 이삿짐 불교시대, 스즈키 다이세츠. 숭산스님, 달라이라마. 틱낫한 스님등고승들이 미국을 방문해 포교하는 수출 불교시대(Export Buddhism)를 넘어 많은 수행자들이 한국, 일본, 미얀마, 인도 다람살라 등을 직접 찾아가 수행하는 수입불교시대(Import Buddhism)에 접어들었다고 말하고 있다.
한국불교 역사에서도 의상, 체관같은 유학승들이 한국불교의 새로운 전기를 개척했듯이 미국불교도 그러한 시점에 도달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미국불교가 어떤 식으로 변할 지 모르지만 지금처럼 자신들의 방식으로 진화·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불교의 영향력이 커지면 미래의 어느 날 불교, 힌두교 등 동양 종교의 영향을 받은 뉴에이지 음악이 역수입되어 아시아에서 큰 인기를 누리는 것처럼 미국 불교가 수입되면서 미국식 선방이나 명상센터가 도심에 자리 잡고 자유분방한 한국 젊은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날이 올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들기도 한다. 미국불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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