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실성당의 유물옛 가실성당 본당에서 쓰던 촛대, 미사때 썼던 기구들, 포도주를 만들 때 쓴 '포도착즙기', 기름 등잔불에 불을 켜서 그 불빛을 쏘아 비치게 했던 환등기' 사진 왼쪽 위부터 오른쪽으로
손현희
또 지난날 포도주를 만들 때 쓰던 '포도 착즙기'와 기름 등잔불을 밝혀 쓰던 '랜턴용 환등기', 프랑스 신부님이 계실 때 빵을 구웠던 '숯불 제빵기'…. 저마다 오랜 세월이 느껴지고 손때가 묻은 채로 보관하고 있었지요.
이밖에도 2대 신부님이었던 김성학 일렉스 신부님이 가실성당에 와서 보고 느낀 이야기들을 서울에 계신 주교님한테 라틴어로 쓴 110년 된 편지도 있고, 지난날 책을 읽지 못하는 이들한테 성경 이야기를 들려줄 때 썼다는 성서그림 43장(작가 Mink-Born)과 100장이나 되는 성서교리 그림(작가- G.Fugel)도 있어 그 옛날 가실성당의 역사를 한눈에 알 수 있었답니다.
가실성당의 옛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는 사진 한 장이 눈에 띄었는데, 흙담으로 빙 둘러 울타리를 치고 그 곁에 낮은 기와집, 어린 소나무들이 지금과는 다른 예스런 모습이었어요. 신부님은 하나하나 짚어주며 우리가 혹시 잘 모를 가톨릭 교회의 전통이나 '용어'들을 되짚어 가르쳐주시기도 했답니다.
사실, 우리는 천주교인이 아니라서 성당에서 하는 교회예식이나 전통을 하나도 몰랐지요. 재미난 일은 신부님의 세례명이 '바르톨로메오'라고 하면서 예수님의 12제자 가운데 한 사람이라고 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누구를 뜻하는지 몰라서 한참 동안 '동문서답'을 주고받기도 했답니다. 나중에 알아보니, '바돌로메'이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