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 valor se prueba en el Combate 투쟁으로 당신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라.
문종성
쿠바라고 해도 예외는 아니다. 중앙 정부에서 멀어질수록 점차 약화되는 통제 규율을 경험하고 있었다. 나라에서 여행자들이 쉬어가게끔 허가를 내 준 지정 숙소를 이용해 왔던 우리는 수도 아바나를 멀찌감치 벗어난 어느 순간부터 점점 현지인들을 만나고 그들과 교제하면서 그들의 집을 이용하는 경우가 잦아졌다. 이것은 일반 시민뿐만 아니라 경찰에서도 별다른 터치를 하지 않는 예외가 되었다.
올긴 진입을 불과 몇 km 앞둔 작은 동네에서 하루를 마무리하려 숙소를 알아보던 중이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요한이라는 친구가 지정숙소를 가르쳐 주는 대신 자신의 집을 이용하라는 반가운 소리가 들렸다.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우리는 얼른 자전거를 세워두고 이층 숙소로 짐을 옮겼다. 비록 외관은 칠 없이 벽돌구조 그대로에다가 철골 뼈대가 보이는 집, 거기에 침대 하나에 둘이 자는 것이었지만 독립된 방에 화장실 상태도 깔끔하고 선풍기도 있으니 이만한 호사도 없었다.
하지만 최고의 백미는 역시 저녁식사. 넓은 접시에 삶은 돼지고기와 감자조림, 그리고 토마토를 썰어 넣은 샐러드에 두 눈과 코가 정신을 점잖게 제어하지 못하고 왕성한 식욕이 발동되어 밥을 뚝딱 두 그릇이나 비웠다. 이 만찬의 주인공보다 더 흡족해하는 사람은 요리를 만들어 준 요한의 어머니. 그 만족함 끝까지 챙겨드리려 주스도 두 잔 더 리필하며 포식이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감사히 저녁식사를 마무리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요한의 가족은 각자의 위치로 뿔뿔이 흩어졌다. 그의 남동생은 오토바이를 몰고 아리따운 여자친구를 태워 데이트하러 나갔고, 요한의 이모는 실내를 환기시켜 놓고 TV로 드라마를 시청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요한의 아버지는 집 앞 도로 맞은편으로 나가 노점을 했는데 주로 농산물과 관련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