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레만큼이나 경기전을 사랑한다는 유승아씨. 양유경씨와 함께 6년전의 약속을 지켰다.
안소민
안(안소민) "이곳(경기전 후문쪽 돌담길)에 카레가게가 있다니 참 의외예요. 어떻게 카레가게를 열 생각을 했나요?"
유(유승아) "사실 카레 가게는 몇 년전부터 구상하고 있던 것이었어요. 그런데 마침 여기에 좋은 자리가 났어요. 제가 이 길을 참 좋아하거든요. 여기에서 카레를 만들어 팔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안 "솔직히 이곳이 목이 좋은 건 아니잖아요. 그렇죠?"
유 "(웃음) 그렇긴 하죠. 돈 벌려고 작정하면 이곳에 카레가게는 좀."
안 "많고 많은 메뉴 중 왜 하필 카레예요? 뭔가 특별한 사연이 있을 것 같은데요."
유 "첫 번째 이유는 우리 둘다 카레를 무척이나 좋아한다는 것이구요. 그리고 또 하나의 계기가 있었다면 2002년 유경씨랑 함께 간 일본 삿포로 여행이었죠. 그때 한 카레 전문점에서 카레를 먹었는데 그 맛을 잊을 수 없었죠. 오직 카레만을 파는 곳이었데 손님의 입맛과 취향에 따라 골라 즐길 수 있도록 굉장히 다양한 종류를 팔았어요. 그때 우스갯소리로 우리도 나중에 이런 카레가게 하나 내자, 얘기했죠."
비빔밥의 본고장에 '카레'를 들이대다안 "그 맛이 어땠는데요?"
유 "굉장히 부드럽고 풍부하고, 하여간 우리가 보통 먹는 음식점의 카레와는 좀 다른 맛이었죠. 우리는 보통 비슷비슷한 인스턴트 카레 분말을 쓰잖아요. 좀 다른 맛을 내고 싶었죠."
안 "'상덕커리'의 특징은 고기가 없는 '채소카레'라던데요. 웰빙카레 그런건가요?"
유 "특별히 웰빙의 의미는 아니구요 저희 둘다 채식주의자라서요."
안 "카레를 만들 때 육수가 꽤 비중을 차지하잖아요. 그럼 어떻게 맛을 내죠? 특별한 비법이 있나요?"
유 "비법까지는 아니구요. 채소에서 우러나오는 국물로도 충분히 담백하고 깔끔한 맛을 즐길 수가 있어요."
안 "카레에 들어가는 채소 종류는 특별한 것이 있나요?"
유 "크게 다를 건 없어요. 저희는 대신 아몬드나 잣, 호두와 같은 견과류와 감자, 고구마를 많이 넣어요."
꼬치꼬치 묻다보니 이 '상덕 카레'의 비밀을 너무 누설하는 것은 아닌가 싶어 조심스레 괜찮겠냐고 물어봤더니 유씨는 스스럼없이 '괜찮다'고 말했다.
고기대신 견과류, 곡물류로 맛을 내"사실 저희는 비법이랄게 없어요. 저희 둘다 전문요리사도 아니고, 꾸준히 요리공부를 한 사람도 아니에요. 저희가 알고 있는 레시피는 대부분 다른 분들이 아는 것들이에요. '카레하나만큼은 자신있다'고 말하는 건 좀 너무 교만하고요. 저희가 다른 사람보다 아주 조금 더 잘하는 것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 그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