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이 잘되게 해주시고, 우리마을 잘 살게 해주십시오(벌막고사 장면)
김준
소금을 굽는 마을, '사등' 전통소금 자염은 지역에 따라 생산방식이 다르다. 정확하게 지역보다는 갯벌형태에 따라 다르다. 펄갯벌인가, 모래갯벌인가, 혼합갯벌인가. 갯벌형태가 전통소금 생산방식을 결정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염도가 높은 바닷물을 얻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오늘날처럼 천일염전이 만들어지기 전 이야기다. 유럽이나 중국처럼 암염이나 염정이나 염호가 없기 때문에 바닷물을 끓이는 방법이 유일한 제염법이었다.
전 KBS에서 방영된 다큐 '차마고도'에서 보았던 소금생산방식은 '염정'에서 '함수'를 얻는다. 그러니 소금을 얻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연료'가 필요했겠는가. 게다가 소나무가 가장 좋은 연료다 보니 좋은 목재들이 소금 굽는데 이용되었다. 급기야 조선시대에는 '금송정책'을 추진해 소나무를 베는 사람을 큰 죄로 다스리기도 했다.
서해안 갯벌에서 '함수'를 얻는 방법은 태안의 '통자락', 신안의 '섯등', 고창 '섯구덩이' 방식으로 나눌 수 있다. 하지만 지역으로 소금 굽는 방법을 나누는 것은 옳지 않다. 같은 해역 갯벌에서도 섯등과 섯구덩이 방식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태안에서도 '통자락방식'과 '갈개조금' 방식이 존재한다(기회가 되면 소개하겠다). 시화호 인근 경기만 갯벌에서도 섯등방식으로 소금을 굽기도 했다. 김노인이 사는 고창군 사등면 심원 검단마을 갯벌에서는 모래가 많이 섞인 갯벌로 섯등을 쌓아 올릴 수 없다. 그래서 구덩이를 파서 함수를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