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봉선물봉선이 흐드러지게 피어난 가을들판
김민수
물봉선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가을들판에서 쌩뚱맞게도 나는 우리 아이들을 생각했습니다. 같은 물봉선이라도 각기 다른 모습으로 이렇게 어우러져 아름답게 피어나는데 우리 아이들에게 우리들은 무슨 짓을 하는 것일까 싶더군요.
성적, 시험, 입시, 사교육, 특목고, 국제중, 서열화, 8학군, 고3 매니저, 일류대, 경쟁…. 이런 단어들만 연상이 됩니다. 그런 무지막지한 폭력적인 단어들에 둘러싸여 경쟁을 강요당하면서도 여전히 꿈을 가지고 살아가는 아이들이 고맙기만 합니다. 자식들과 부모와 학교가 다 죽는 길인데도 오로지 영재교육을 외치며 일류를 외치며 아이들을 경쟁구도의 대열로 몰아넣는 사람들을 보면 그들이 일류대를 나왔고, 일등만 했고, 성적표에는 수만 가득했던 학창시절을 보냈다고 할지라도 제대로 공부를 못한 사람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교육정책을 입안해서 아이들을 경쟁의 구도 속에 몰아넣고, 그 다양한 아이들의 꿈을 획일화시켜버리니 정말 우리 아이들에게 무슨 짓을 하는 것인지 교육의 미래가 암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