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거지 얼큰탕80년대 중반 서울에 올라와 이 집에 처음 왔을 땐 국밥 한 그릇에 500원 했다
이종찬
답답하다. 끝없이 치솟는 유가에 지갑은 자꾸만 얇아지는데, 생필품 값마저 덩달아 끝없이 들썩이고 있다. 얄밉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 재협상을 외치는 촛불집회가 잇따라 열려도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고, 오히려 5공식 '신공안정국'으로 맞불을 놓고 있는 이명박 정부가 너무 얄밉다.
대통령이 두 번이나 사과를 하고, 청와대 참모진 전면 개각과 장, 차관직 소폭 개각을 했으니, 이젠 '빼 째라'(?)는 투인가. 과연 정부의 말마따나 촛불집회만 하지 않는다면 거꾸로 거꾸로만 머리를 처박고 있는 우리나라 민생경제가 되살아날 수 있을까. 그리하여 서민들의 얇아진 지갑이 금세 두툼해질 수 있을까.
밥 한 그릇조차 식당 차림표의 가격을 따져가며 시켜야 하는, 이른바 내 돈 내면서도 '눈칫밥'을 먹어야 하는 시대. '신보릿고개'로 어렵고도 힘겨운 이러한 시대, 눈치 보지 않고 당당하게 밥 한 그릇 뚝딱 먹을 수 있는 그런 식당은 없을까. '싼 게 비지떡'이 아닌, 값은 '비지떡'처럼 싸면서도 맛은 요릿집 일품요리 뺨치는 맛이 나는 집.
있다. 서울 종로 탑골공원 담을 따라 낙원상가 건물 오른쪽으로 들어가면 돼지 부속 국밥집 골목이 나온다. 이른바 족발, 돼지머리, 편육, 순대 등을 싸게 파는 집들이다. 이 국밥집 골목도 값싸게 한 끼 식사를 때울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그 국밥집 골목보다 더 값싸게 식사 한 끼 맛나고 거뜬하게 먹을 수 있는 집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