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쪽 하늘 아래호수가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
문종성
무엇보다 이렇게 큰 호수에 휴양시설이 들어차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게 아닌, 작은 마을로 고즈넉한 운치를 더해주고 있는 점이 마음에 꼭 들었다.
붉은 태양을 등진 새의 퍼덕거리는 날갯 짓 한 번에 작게 이는 물결이 정적을 흩트려 놓고, 고요한 물결 위로는 사그락 햇살이 내려앉는 소리가 다 들릴 정도다.
때론 부레옥잠 사이에서 꽥꽥거리는 오리들의 울음소리와 머리부터 발끝까지 정신없이 날아드는 모기들의 습격이 호젓한 차팔라 호수 감상을 방해하지만 괘념치 않을 만큼의 당겨끄는 매력이 있다.
작은 떨림이 시야에 선명하게 들어오는 곳. 그래서일까? 차팔라 호수는 차분함을 즐기는 미국 노인들에게도 인기 있는 황혼 휴양지이다.
해질녘 간이 부둣가에는 낚싯대를 드리운 한가로운 그림이 바삐 살아온 그리고 그만큼이나 바삐 달려온 내 숨결을 고르게 만들고, 아예 허리까지 차는 호수에 들어가 그물을 던지는 광경에는 얼마나 잡혔을까 궁금해 하며 어느 새 나도 모르게 응원하게 되는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다.
더욱이 과달라하라에서만 판다는 토르따스와 흡사한 오가다스(Ahogadas)와 튀긴 토르띠야 속에 감자가 들어간 타코 도라도(taco dorado)를 오물거리는 특전은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한다. 여행의 궁극적 해탈은 식도락에서 기인하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