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음이 물씬 풍기는 쑥의령군 궁류면 운계리, 궁류 시장에 장이 섰어요. 신문지에 손수 뜯어온 쑥을 팔고 있었어요.
손현희
구미에서 두어 시간쯤 달려가는데, 경남 쪽 들녘은 벌써 봄이 한창이었어요. 파릇파릇 보리 순이 나고 마늘 농사를 지어놓아 들판이 모두 푸른빛이었어요. 아직 구미에는 겨울 냄새가 더 많이 나는데 견줘보면 봄빛이 무르익고 있었답니다.
벽계저수지 올라가는 길에 작은 시장이 하나 섰는데, 운계리 '궁류 시장'이라고 하네요. 향긋한 봄 냄새가 날 듯한 쑥이랑 손수 기른 채소를 내다 파는 이들도 있고, 차에다가 수세미, 바가지, 부엌칼 따위 온갖 생활용품을 싣고 파는 이도 있었어요. 작은 시골 장터 분위기가 무척 소박하면서도 낯설지 않았답니다.
또 '일붕사'라는 절이 하나 있는데, 꽤 크고 아름다운 풍경이었어요. 이 절은 세계에서 가장 큰 동굴법당으로 영국 기네스북에도 올라 있으며, 서기 727년 신라의 혜초스님이 처음 세웠다고 해요.
절 둘레에 크고 높다란 바위가 무척 남다른데 마음 같아서는 절 안까지 들어가서 구석구석 살펴보며 구경하고 싶었지만, 함께 간 사람들도 있었고 무엇보다 오늘은 자전거 타고 산꼭대기까지 올라가는 게 목적이었기 때문에 절구경은 다음에 하기로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