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눈 오는 날 앙상한 목련이 꽃눈마다 눈꽃을 이고 서 있다.
김민수
눈이 온다.
겨울에 눈이 오는 것이 새삼스러운 일도 아닐진대 연 이틀 소복소복 나뭇가지에 쌓이는 눈을 보니 이미 땅에 떨어져 녹아버리는 눈과 대조적이다.
온 세상을 하얗게 순백 세상으로 만들어 주었던 눈, 그렇게 눈 온다고 좋아하다가도 눈이 녹을 때면 저마다 혀를 찬다.
'그렇게 하얗고 예쁘던 눈이 녹을 때는 어쩌면 저럴꼬?'
그런데, 그게 눈이다.
눈의 삶을 닮은 꽃 생각에 사무실 뒤편에 있는 목련을 바라보았다. 목련의 꽃눈에 눈꽃이 피었다. 잎을 피우기도 전에 꽃을 먼저 피우는 목련, 꽃을 피우고 나면 또 뭐 그리 바쁘다고 허겁지겁 꽃을 떨어뜨리고 그 화사했던 모습을 순식간에 벗어버리고 초라한 흙빛으로 사람들의 발에 밟히는 신세가 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