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나갈 때 마다, 운동하러 갈 때 마다 들러 하나씩 꼭 사 먹게 되는 오뎅가게입니다.
이효연
아, 그런데 두 개째 오뎅을 뽑아 든 순간, 주인 아줌마가 갑자기 잠깐만 가게를 좀 봐 달라지 뭡니까? 건물 3층에 올라가 가게 주인과 할 말이 있다나 뭐라나 하면서요.
그래 그러시라고 하고 무심히 오뎅을 우적우적 먹고 있는데 그때부터 무슨 손님이 그리 밀어닥치는지 정말 황당한 상황이었다니까요?
"아줌마, 붕어빵 2천원어치요."
"컵치킨은 얼마예요?"
"아줌마, 오뎅 국물이랑 같이 포장해서 3천원 어치요."
줄줄이 주문을 하는데 이거 안 팔아줄 수도 없고 팔아줄 수도 없고 대략 난감한 상황이었지요. 제가 안 팔아주면 순식간에 만 원 이상의 매출이 사라지는데 이 추운 날 한 푼이라도 벌려고 밖에 나와 장사하는 오뎅아줌마를 생각하니 차마 그럴 수는 없더라구요. 에라 모르겠다 싶어 붕어빵이며 오뎅 할 거 없이 달라는 대로 싸 주고 퍼 주고 장사를 대신 해 주었습니다. 한 만 오천원쯤 되더군요.
삼십분을 그러고 있었는데도 오뎅 아줌마는 주인과 무슨 얘기가 잘 안 되는지 전혀 나타날 기미가 안 보이네요. 하는 수 없이 노점 옷가게를 하는 아줌마에게 돈을 맡기고 돌아서 집으로 향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