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용마을 앞에 자리한 작은 숲에서 조촐한 행사가 열렸습니다.
송성영
마을 숲 가꾸기 사업으로 새롭게 단장한 이 작은 숲에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등용 마을 사람들과 더불어 숲을 가꾸는 사람들은 부안성당의 전신인 천주교 등용 공소, 사라지는 우리 종자를 보관·재배하고 있는 우리 농촌 살리기 공동네트워크, 생명평화의 삶을 지향하는 (사)생명평화마중물, 지속 가능한 자원순환 사회를 위한 부안시민 발전소, 친환경 유기농산물을 생산 관리하는 하서미래영농조합 법인 사람들입니다.
많은 단체만큼 많은 사람들이 모이지는 않았지만 마을 사람들의 신명나는 풍물과 통기타, 오카리나, 거기다가 스틸드럼이라는 낯선 악기의 연주자들이 행사를 빛냈습니다. 그날 우리 집 아이들도 소금과 피리를 연주했습니다.
숲 행사를 마치고 등용마을에 세워진 생명평화 마중물 교육관 개관 기념식도 가졌습니다.
마중물 교육관은 문규현 신부님이 사재를 털어 세워진 교육관이기도 합니다. 교육관을 마련하기 위해 빚까지 짊어졌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엇이 그리 즐거운지 여기저기 사람들 사이를 끼웃거리며 연방 환하게 웃고 있는 문규현 신부님을 보면서 세상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멀어져 가고 있는 신부님의 새만금에서 서울까지의 삼보일배를 떠올렸습니다. 장소와 형식만 다를 뿐 문규현 신부님의 삼보일배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생명평화 마중물 교육관은 신부님의 또 다른 삼보일배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생명과 평화의 마음을 심어 줄 수 있는 교육관으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지역사회나 시민사회단체들의 프로그램 진행 장소로 활용하고 아울러 시민단체 활동가들의 휴식과 재충전의 공간으로 세워진 것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