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재의 다른 글 큰사진보기 ▲광주 5·18국립묘역.김종성 광주 5·18묘역에는 크게 두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 한쪽은 신군부에 맞서 적극적으로 투쟁하다가 순국한 시민군들이고, 또 한쪽은 아무 이유도 없이 길거리에서 총에 맞아 죽은 일반 시민들이다. 5월항쟁 당시 신군부는 ‘고정간첩’과 이를 추종하는 ‘빨갱이’들이 ‘폭력사태’를 주도하고 있다고 흑색선전을 하였지만, 실제로 광주에서 희생당한 사람들은 크게 보아 위의 두 부류뿐이다. 특히 길거리에서 아무 이유도 없이 희생된 경우에는 ‘고첩’이니 ‘빨갱이’니 하는 오명이 더욱 더 억울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실제로 광주 5·18묘역을 돌아보면 너무나 터무니없이 희생된 무고한 시민들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큰사진보기 ▲고 방광범의 묘.김종성 고 방광범은 80년 당시 어린 소년에 불과했다. 그는 어려서부터 군인 트럭만 지나가면 손을 흔드는 버릇이 있었다고 한다. 자신이 손을 흔들면 군인 아저씨들도 손을 흔들어주니까 그게 재미있었던 모양이다. 80년 5월 평소에 좋아하던 군인 트럭들이 아예 대규모로 몰려오자, 고 방광범은 이번에도 그저 반가운 기분에 손을 흔들어댔다. 그러나 그에 대한 반응은 군인 아저씨들의 반가운 답례가 아니었다. 총알이었다. 큰사진보기 ▲고 전재수의 묘.김종성 고 전재수(당시 12세)는 사건 9일 전에 엄마로부터 고무신을 선물 받고 좋아했다고 한다. 그런데 계엄군의 진압현장에서 새 고무신을 떨어뜨리자 그것을 주우려고 돌아서다가 그대로 고꾸라졌다고 한다. 고 전재수의 비문 뒤에는 죽은 아들에게 아버지가 전하는 글이 남겨 있다. 5·18묘역 오른쪽에 있는 유영봉안소 안으로 들어가면, 그곳에서도 가슴 저린 사연의 소유자들을 만날 수 있다. 큰사진보기 ▲고 박금희의 유영.김종성 고 박금희. 사진에서 보다시피, 그는 사건 당시 앳된 소녀에 불과했다. 5월 21일 그는 부상자들을 위해 헌혈을 하고 나오다가, 병원 입구에서 헬리콥터의 정조준 사격을 받고 그대로 쓰러졌다고 한다. 사망한 그의 손에는 음료수 오란씨 병이 하나 들려 있었다. 5분 전에 받은 헌혈 기념품이었다. 오란씨를 마시기도 전에 그는 피를 분출하며 쓰러졌던 것이다. 큰사진보기 ▲최연소인 여섯 살짜리 희생자의 유영.김종성 유영 봉안소 오른쪽 끝부분에 보면, 정말 기 막히는 유영 하나가 있다. 백일 사진인지 돌 사진인지 알 수 없는 어느 유영 하나가 어른들 틈에 걸려 있다.묘역 해설담당자의 설명에 따르면, 사건 당시 시신을 찾을 수 없어 행방불명 희생자로 처리된 여섯 살짜리 이창현의 유영이다. 사고 당시 최근에 찍은 사진이 없어서 백일 사진이나 돌 사진을 걸어놓은 듯하다. 신군부의 주장대로라면 이 꼬마 희생자 역시 ‘고첩’ 아니면 ‘빨갱이’인 셈이고, 그렇게 되면 이 아이도 최연소 ‘고첩’이나 ‘빨갱이’가 되는 것이다. 계엄군 트럭에 손 흔들던 소년, 엄마가 사준 고무신에 신경이 곤두서 있던 소년, 헌혈 하고 오란씨 병 받아 나오던 소녀. 최근 몇 년간 사진 한 장 찍은 적 없는 여섯 살짜리 꼬마. 이런 희생자들이 모두 신군부가 말하는 ‘고첩’이나 ‘빨갱이’였다. 어떤 사람들은 광주항쟁이니 5월항쟁이니 하는 말들이 이젠 지겹다고들 하지만, 죄 없는 시민들을 무자비하게 살상한 전두환 집단의 죄악은 훗날의 경계를 위해서라도 지겹도록 강조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추천3 댓글 스크랩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구독다음 채널구독 10만인클럽 10만인클럽 회원 김종성 (qqqkim2000) 내방 구독하기 트위터 kimjongsung.com.시사와역사 출판사(sisahistory.com)대표,제15회 임종국상.유튜브 시사와역사 채널.저서:친일파의 재산,대논쟁 한국사,반일종족주의 무엇이 문제인가,조선상고사,나는 세종이다,역사추리 조선사,당쟁의 한국사,왜 미국은 북한을 이기지못하나,발해고(4권본),한국 중국 일본 그들의 교과서가 가르치지 않는 역사 등등. 이 기자의 최신기사 부정축재 들통나 사라진 정치인의 문제적 과거 구독하기 연재 김종성의 <동북아 진단> 다음글428화예수도 죽음을 피했다 현재글427화여섯 살짜리 ‘빨갱이’의 영정 이전글426화러 대사, '정상회담은 한반도평화가 탄력 받고 있다는 증거" 추천 연재 와글와글 공동육아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제주 사름이 사는 법 "대통령, 정상일까 싶다... 이런데 교회에 무슨 중립 있나" 전강수의 경세제민 이러다가 대한민국이 세계지도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최병성 리포트 사진에 담긴 진실... 이대로 두면 대한민국 끝난다 SNS 인기콘텐츠 의대 증원 이유, 속내 드러낸 윤 대통령 발언 쌍방울 김성태에 직접 물은 재판장 "진술 모순" [이충재 칼럼] '김건희 나라'의 아부꾼들 "끝내자 윤건희, 용산방송 거부" 울먹인 KBS 직원들 한강, 노벨상 수상 후 첫 공개행보 "6년간 책 3권 쓰는 일에 몰두" 영상뉴스 전체보기 추천 영상뉴스 이창수 "김건희 주가조작 영장 청구 없었다"...거짓말 들통 "한달이면 하야" 언급한 명태균에 민주당 "탄핵 폭탄 터졌다" 용산 '친오빠 해명'에 야권 "친오빠면 더 치명적 국정농단" AD AD AD 인기기사 1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2 쌍방울 김성태에 직접 물은 재판장 "진술 모순" 3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4 "2천만원 깎아줘도..." 아우디의 눈물, 파산위기로 내몰리는 딜러사와 떠나는 직원들 5 한강 작가를 두고 일어나는 얼굴 화끈거리는 소동 Please activate JavaScript for write a comment in LiveRe. 공유하기 닫기 여섯 살짜리 ‘빨갱이’의 영정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밴드 메일 URL복사 닫기 닫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취소 확인 숨기기 이 연재의 다른 글 429화진짜로 내시가 왕권을 위협했을까? 428화예수도 죽음을 피했다 427화여섯 살짜리 ‘빨갱이’의 영정 426화러 대사, '정상회담은 한반도평화가 탄력 받고 있다는 증거" 425화운주사 와불님은 언제 일어날까? 맨위로 연도별 콘텐츠 보기 ohmynews 닫기 검색어 입력폼 검색 삭제 로그인 하기 (로그인 후, 내방을 이용하세요) 전체기사 HOT인기기사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미디어 민족·국제 사는이야기 여행 책동네 특별면 만평·만화 카드뉴스 그래픽뉴스 뉴스지도 영상뉴스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대구경북 인천경기 생나무 페이스북오마이뉴스페이스북 페이스북피클페이스북 시리즈 논쟁 오마이팩트 그룹 지역뉴스펼치기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강원제주 대구경북 인천경기 서울 오마이포토펼치기 뉴스갤러리 스타갤러리 전체갤러리 페이스북오마이포토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포토트위터 오마이TV펼치기 전체영상 프로그램 쏙쏙뉴스 영상뉴스 오마이TV 유튜브 페이스북오마이TV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TV트위터 오마이스타펼치기 스페셜 갤러리 스포츠 전체기사 페이스북오마이스타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스타트위터 카카오스토리오마이스타카카오스토리 10만인클럽펼치기 후원/증액하기 리포트 특강 열린편집국 페이스북10만인클럽페이스북 트위터10만인클럽트위터 오마이뉴스앱오마이뉴스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