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 친근하게 다가가 도움을 주고 있는 전남대학교 문헌정보학과 자원봉사자들안준철
좀 더 아주 높은 곳, 그러니까 지구의 대기권을 벗어난 어디에선가 사과가 떨어진다면 상황은 사뭇 달라지겠지요. 이런 식으로 여러분들도 끝까지 캐고 따져 일의 진상을 밝히고자 하거나, 그칠 줄 모르는 호기심으로 계속 놀라고 신기해하면 훌륭한 철학자가 될 수 있지요.
이때 중요한 것은 지식(혹은 지혜)을 사랑하는 것이에요. 사랑한다는 것은 아무런 보상을 바라지 않고 그냥 좋아하는 것을 말하지요. 철학을 영어로는 '필라소피(philosophy)라고 하는데, 그 어원은 '지혜를 사랑하는 것'이라는 뜻을 지닌 그리스어에서 왔어요.
'철학이 무엇인가'라는 문제를 똑똑히 말한다는 것은 쉽지 않아요. 하지만 철학이 진리(혹은 진실)가 무엇인지를 밝히는 학문이라는 것만은 분명하지요. 문제는 어떻게 진실을 밝히느냐 하는 것인데, 그 한 가지 좋은 방법으로 '대화'라는 것이 있어요. 대화를 하되 논리적으로 해야 할 필요가 있지요.
여기서 '논리'란 말이나 생각의 앞뒤가 맞는 것을 뜻해요. 사람들은 대화를 하다가 상대방에게 감정을 품거나 자신의 권위를 내세워 억지를 부리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자세로는 진실에 도달하기가 어려워요.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가 자주 사용한 대화법을 흉내 낸 대화를 한 토막 소개할게요.
선생님: 학생들, 여러분들은 동물을 보호하고 사랑해야합니다.
학생: 선생님, 쥐도 동물입니까?
선생님: 물론이죠.
학생: 그렇다면 왜 쥐를 잡아 없애라고 하죠?
선생님: 내 말은 보호하고 사랑할만한 좋은 동물을 말하는 거지.
학생: 어떤 동물 말입니까?
선생님: 인류에게 유익한 동물은 좋은 동물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
학생: 돼지와 양은 인류에게 유익한 동물 아닙니까? 그런데 우리는 왜 이 동물들을 잡아먹는 거죠? 그리고 호랑이는 사람을 잡아먹기도 하는 동물인데 어째서 보호하고 있죠?
선생님: ……
여기서 멈추지 말고 계속 상상해 봐요. 선생님은 무엇이 인류에게 이롭고 해로운지 해석해 주어야만 했고, 이를 놓고 학생들이 계속 캐물었다면 토론은 한 걸음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을 거예요. 이러한 토론은 꼭 결론은 못 얻는다 하더라도 우리가 평소 제대로 생각하지 못했던 여러 가지 문제를 분명히 함으로써 어떤 일에 대한 우리의 시각이나 견해가 더 이상 이것도 저것도 아닌 불투명한 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해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