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전의 필승 응원단, 인터라켄 돼지껍데기파김현기
우리 다섯과 새로 만난 다섯 모두, 누구하나 특별하지 않은 사람, 유쾌하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여행이 주는 큰 즐거움이 평소에는 만나보기 힘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그들과 여행을 하고 있다는 한 가지 사실만으로도 금방 친해지는 것이다. 오늘 만난 이들도 그런 여행의 큰 기쁨을 주는 사람들이었다.
다들 3일 뒤 라이프치히에서 있을 프랑스전을 볼 계획인 것을 확인하고는 우리는 금방 의기투합할 수 있었다. 함께 모여 응원하기로 다짐하고 너무나 즐겁게 그날 밤을 보낼 수 있었다.
우리의 모임은 장난 같지만 '인터라켄 돼지껍데기파'로 이름 붙여졌는데, 그 이유는 간단했다. 준현이네가 우리와 함께 먹으려고 장보아 둔 물건 중 돼지껍데기가 워낙 인상적이었기 때문이었다.
인터라켄 서역 근처에는 한국 식료품을 파는 음식점이 있다. 물가가 비싼 스위스인데다가 멀리서 온 한국음식들이니 가격이 쌀리는 없지만, 오랜만에 즐겁게 먹자고 소주 몇 병과 냉동삼겹살을 샀다고 한다. 그런데 그렇게 구입을 하니, 주인아주머니가 덤으로 돼지껍데기를 주셨다고 한다.
누가 생각이나 했겠는가. 스위스까지 와서 소주에 돼지껍데기를 먹어보다니 말이다. 더구나 집을 떠나 러시아와 북유럽을 돌아다니며, 지난 2달여간 한국음식은 거의 먹어보지 못한 나에게 소주와 삼겹살, 그리고 돼지껍데기는 정말 감동이었다.
입에서 살살 녹는 오랜만에 만난 음식들과, 음식보다 더 반갑고 즐거운 사람들과 함께하니 그날 밤은 너무나 즐거웠다.
취리히가 아니라 쥐~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