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구내에서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는 칭화대학(청화대학) 학생들.김종성
중국 대학에서 이처럼 도시 같은 풍경이 벌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학생과 교직원뿐만 아니라 술집 주인과 야채 장수까지도 함께 대학 구성원이 될 수 있는 이런 풍경은 왜 생긴 걸까?
그 원인은 계획경제 시절의 대학정책과 시장경제 도입 이후의 사회변화 속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과거의 계획경제체제 속에서 원인의 일면을 찾을 수 있는 한편, 현재의 시장경제체제 속에서 원인의 또 다른 일면을 찾을 수 있다.
계획경제 시절의 중국은 대학을 하나의 경제적 딴웨이(단위)로 설정했다. 그래서 대학 내에서 모든 경제생활이 유기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였다.
학생과 교직원뿐만 아니라 특히 교직원의 가족들 심지어는 퇴임한 교직원과 그 가족들까지도 대학 구내에서 함께 생활하고, 나아가 대학 내에 가급적 모든 생활시설(편의점, 야채 가게, 술집, 극장 등등)을 갖춤으로써 이 딴웨이 안에서 모든 경제생활이 운용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대학을 하나의 경제적 도시로 만들려 한 셈이다.
자본주의경제는 두 경제집단 사이의 경계(예컨대 국경)를 허물려 하는 특성을 갖고 있는 데에 비해, 사회주의경제는 경계를 지키면서 각 집단의 경제적 자율성을 보장하려는 측면을 일정 정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과거의 중국 대학은 거시적으로는 국가 차원의 경제 시스템에 편입되는 동시에 미시적으로는 자기 대학 특유의 자율적인 경제 시스템을 향유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개혁·개방 이후 중국경제가 시장경제체제로 급속히 바뀜에 따라, 하나의 경제적 딴웨이로서의 대학 풍경도 상당한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런 변화 중의 하나가 바로 대학 내 거주자의 변화다.
대학이라는 경제영역과 외부의 다른 경제영역 사이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새롭게 부를 획득하여 더 이상 대학 구내에서 사는 것이 촌스러워진 대학 거주자들이 생김에 따라, 대학 구내에는 비는 집들이 생기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