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행성 관절염을 앓고 계시는 할머니의 무릎입니다.엄두영
"온몸이 아파 죽겠어…. 특히 이 무릎이 너무 아파. 좀 아프지 않게 약 좀 줘…."
이렇게 요즘같이 날씨가 좋지 않을 때 병원이나 보건소를 찾으시는 어르신들 중 가장 많은 원인이 되는 질병이 소위 '장마철 관절염'이라고 불리는 관절 통증 때문입니다.
가뜩이나 관절염으로 고통받으시는 분들이 왜 장마철만 되면 더 고통을 느껴야 할까요?
이번 <뉴스 속의 건강>에서는 의학과 한의학적 관점에서 장마철에 더 심해지는 '관절염'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날씨와 관계 있는 관절 통증
장마철 관절염의 악화요인은 정확히 규명된 것은 아닙니다만, 날씨 변화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제일 큰 원인은 기압이 떨어지기 때문에 공기의 압력이 평상시보다 아픈 관절을 누르는 힘이 약해지게 되고, 결국 관절강 안의 압력 균형이 무너지면서 염증 부위가 부어 오르고 통증이 심해지게 됩니다.
또 한 가지 원인은 기온이 떨어지면서 관절 주위의 근육을 뭉치게 하고, 관절 사이의 마찰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는 관절액을 끈적끈적하게 만들어 통증을 유발시킨다고 설명합니다.
관절염의 종류 가운데 가장 많은 관절염은 55세 이상의 80%, 75세 이상의 거의 전 인구가 앓고 있는 '퇴행성 관절염'입니다. 그렇다고 여기 속한 모든 분들에게 임상증상이 나타나지는 않으며, 이중 25% 정도에서 임상증상이 나타납니다.
특히 남성보다 여성에서 2배가량 더 많이, 그리고 더 심하게 증상이 나타나므로 만약 어르신들께서 이 나이대에 계신다면 관심을 둘 필요가 있습니다.
오전보다 오후에 더 악화하는 관절염
다음 사항을 체크해 보세요. 관절염의 제일 흔한 부위는 '무릎 관절'입니다. 초기 증상은 경미해서 잘 나타나지 않지만, 관절 주위가 부어 오르고 움직이면 통증이 악화하며 쉴 때 호전된다면 한번쯤 관절염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이런 통증은 냉기에 의해서 악화하고, 관절 운동을 할 때 마찰음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또 통증이 오전에는 괜찮다가 관절을 많이 사용할수록, 즉 오후가 되면 심해집니다. 반면 뻣뻣한 느낌은 아침에 심하다가 점차 감소합니다. 만약 위와 같은 증상이 보인다면 인근 병의원 방문을 권유합니다.
치료는 크게 비약물치료, 약물치료, 그리고 수술치료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비약물치료는 국소적 열 치료와 관절주위 근육을 강화시키는 물리치료 등이 있고, 약물치료는 소염진통제를 사용하여 통증을 경감시킬 수 있습니다. 요즘 TV에서 많이 광고 중인 '관절 파스'도 소염진통제에 속합니다.
한편 소위 말하는 '뼈 주사'와 같이 관절강 안으로 스테로이드나 히알루론산을 주입하는 방법도 있고, 최근 주목받고 있는 글루코사민이나 황산 콘드로이친 같은 경우도 학계에서 아직 논란이 끝난 것은 아니지만 치료제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유석배 상주 적십자병원 정형외과 전문의는 "다양한 약물치료로도 심한 통증이 경감되지 않는다면 인공관절수술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특히 유 전문의는 "인공관절수술은 수명이 15∼20년 정도밖에 되지 않고 2번째 수술에서는 효과가 떨어지므로 70세 전후에서 하는 것이 가장 좋다"며 "60세 이하에서 통증이 심할 경우 외반 절골술(valgus ostectomy)을 시도해볼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