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중나리-남한산성(6월 24일)김민수
장마철이 시작되었다. 오랜 가뭄으로 인해 이번 장마의 초입에 내린 비는 감로와도 같게 느껴졌고, 달아오르던 대지도 장맛비에 주춤하니 시들하던 도시의 나무들도 힘을 얻은 듯했다.
어떤 장소가 특별한 의미로 다가올 때가 있다. 그저 무심코 지나치던 곳이었는데 영화나 드라마의 촬영지가 되고, 어느 책의 소재가 되어 회자되면 특별한 장소가 되기도 한다. 또 어떤 추억이 있으면 아무에게도 관심거리가 아닌 그 어느 곳이 당사자에게는 의미 있는 장소이기도 할 것이다.
남한산성, 나에게 그 곳은 아주 특별한 곳이다. 유년과 청소년기를 지난 대학 초입까지 많은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유년 시절에는 남한산성 계곡에서 가재를 잡고, 겨울에는 칡을 캤고, 고등학교시절 거여동에서 출발하여 천호동, 신장, 은고개를 경유하여 남한산성, 성남으로 이어지는 하이킹 코스는 환상의 코스였다. 그리고 대학 1학년, 첫 여름방학을 맞이하던 날 몇몇 친구들과 남한산성을 찾았다. 때마침 잘 익은 오디(뽕나무 열매)와 한창 피어난 털중나리가 우리를 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