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백지영을 좋아하는 브라질 학생 강만석 씨구은희
"'백지영을 보았다'라고 해야돼요."
"그럼, 이 사전이 잘못된 거예요?"
"아니요. 사전은 맞아요. 그런데 'saw'는 'see'의 과거동사쟎아요? 그러니까 'saw'를 찾으면 안 되고, 'see'를 찾아서 그것을 과거로 만들어야지요."
"그럼, 이건 무슨 뜻이에요?"
"그건 '톱으로 자르다'라는 뜻이에요." 라고 영어로 설명해 주었다. 그 설명을 들은 다른 학생들도 모두 놀라면서도 재미있어했다.
사전을 잘못 이용할 경우
사실, 한국어를 처음 접한 지 8주밖에 안 된 강만석씨로서는 힘든 문장이다. 그래도 사전을 찾아가며 열심히 써 온 그의 저널이 고맙기만 했다.
'톱으로 자르다'와 '보았다'는 강만석씨에게는 모두 같은 뜻으로 영어 단어의 'saw'에 해당하는 것이라는 사실이 아주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영한사전이나 한영사전에서 단어나 숙어를 찾아서 문장의 흐름과 상관없이 대입을 하면 전혀 다른 문장이 되고, 심지어는 이렇게 끔찍한 말까지도 잘 모르고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영작을 할 때에도 단어를 용법과 관계없이, 혹은 동음이의어의 경우 잘못 선택해서 이상한 문장을 만들어내는 경우가 많은 것을 생각하면 이는 당연한 일이다. 따라서 외국어를 배울 때에 전체적인 문장에 대한 이해 없이 단어의 뜻만 외우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강만석씨, 저널 참 잘 썼어요. 그런데 다음에는 백지영씨를 톱으로 자르지 마세요."
한글 자모도 모르고 "안녕하세요"도 모르던 강만석씨가 7번째 수업 만에 써 온 저널에서 한국어 선생님으로서의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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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한국어 및 한국 문화를 가르치는 교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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