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간다 시내의 모습로렌스 스미스
숙소에 짐을 풀자마자 근처 '뉴 택시 파크'에 가서 내일 마운틴고릴라를 보기 위해 키소로(Kisoro)행 버스 편을 알아봤다. 키로소는 남서부 끝인 르완다와 콩고민주공화국(옛 자이르) 국경 근처의 작은 도시다.
아프리카 버스터미널답게 사람과 버스가 뒤범벅이 되어 도깨비 시장 같은 모습은 똑같지만, 에티오피아처럼 호객꾼은 의외로 적어 다행이었다.
우간다에서 '택시 파크'는 일반적인 택시 터미널이 아니라 케냐의 마타투 등과 같은 일반 대중교통버스 터미널을 말하는 것이다.
'닭장차(Chicken Bus)'라고도 불리는 대중교통수단인 아프리카 버스는 나라마다 부르는 이름이 각각 달랐다.
케냐에서는 '마타투'라고 부르지만, 탄자니아에서는 '달라 달라', 우간다에서는 택시라고 불렀다. 르완다와 말라위·짐바브웨·잠비아·보츠와나·남아공·나미비아에서는 '미니버스', 모잠비크에서는 '차파', 그리고 마다가스카르에서는 '택시-브루스'라고 불렀다. 우간다에서는 당연히 버스터미널을 '택시 파크'라고 부르고, 우리가 말하는 택시는 '스페셜-하이어 택시'라고 불렀다.
아프리카 버스는 이처럼 나라마다 부르는 이름은 다르지만 가난한 서민들의 발이자 애환을 함께 나누는 친구라는 점에서는 똑같았다. 사람과 짐, 동물이 함께 뒤범벅이 되면서 마치 시장통을 옮겨놓은 듯한 버스 안의 작은 공간은 가난한 서민들의 발이 되고 그들의 애환을 싣고 꿈과 희망으로 가는 공동체였다.
에어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차 안에서 몸과 몸이 하나로 찰싹 달라붙은 아프리카 현지인과 나는 서로의 땀이 섞이면서 흠뻑 사우나를 하기도 하고, 시간이 지나면 누구의 땀 냄새인지 모를 정도로 서로에게 동화되어 갔다.
여행 동안 줄곧 이용한 아프리카 닭장차 안에서 나는 아프리카의 진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프리카인들의 불편함을 참는 인내심과 돈을 꼬깃꼬깃 주머니에 간수하는 여인네 모습, 외국인에 대한 호기심, 젖먹이 아기를 감싸 안고 젖을 먹이는 어머니의 모성애, 얼굴에 나타난 행복감과 생활에 찌든 피곤함, 물건을 사고파는 상술 등을 보았다. 아프리카 사람들의 생활모습이 닭장차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캄팔라 버스터미널 입구 등에는 자전거와 오토바이를 타고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젊은이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이들이 타고 있는 것은 바로 '보다보다'라는 영업용 교통수단이다.
짧은 거리이거나 차량이 다니기 어려운 곳에는 자전거 보다보다와 오토바이 보다보다가 대체 교통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보다보다라는 이름은 원래 자전거와 오토바이로 차량이 없는 '보더와 보더(국경과 국경)' 사이를 태워다 주던 데서 그 이름이 유래된 것이다.
불안정한 사회일 줄 알았는데, 완전 딴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