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무늬붓꽃김민수
식물학자인 이영노 박사가 오대산에서 발견하여 명명한 것으로 알려진 노랑무늬붓꽃은 몇몇 고산지대에 자라는 희귀종이며 특산식물이다. 만나고 싶은 목록에 적어두긴 했지만 그날 그런 곳에서 그를 만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다.
그를 만난 곳은 강원랜드 하이원 스키장 정상 부근이었다. 리프트에서 세잎양지꽃과 숲개별꽃들을 보았다. 그리고 그 사이로 작은 들꽃들도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는 리프트에서 내리자마자 카메라를 들고 숲으로 내달렸다.
굴착기에 의해 만신창이가 된 언덕 너머에 위태위태 꽃들이 피어 있었고, 피어날 준비들을 한창 하고 있었다. 그들 가운데 희귀종, 특산식물인 '노랑무늬붓꽃'도 있었다. 그러나 그를 만난 순간, 반갑고 기쁜 것이 아니라 허탈했다. 도대체 사람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지난해 <월간조선>은 하이원 스키장에 대해 이렇게 소개를 했다.
강원랜드 하이원 스키장은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환경친화적 스키장이란 점. 환경친화적인 요소들을 접목하여 국내 최초로 개발과 환경의 조화를 추구함으로써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환경 전문가들조차 "우리가 요구하는 환경보존 개념보다 더 많은 것을 접목시켜 개발이 환경을 더 보존하는 데 좋을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기념비적인 작품"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월간조선> 2006년 8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