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판 <키드갱>사과나무픽쳐스
줄거리는 이렇다. 그 이름도 찬란한 '피의 화요일'파 두목 '강대봉'은 부하들을 지나치게 잡아가는 형사를 따끔하게 혼내주고자 그의 집으로 쳐들어가, "지 놈도 내 맘을 한번 알아야 한다"는 심산에 그의 아기를 납치한다.
하지만 그의 집을 나오는 그 순간, 형사의 집은 가스폭발로 형체도 없이 사라졌으며, 졸지에 아기를 길러야 하는 처지가 된다.
아기는 이때부터 '철수'가 된다. <키드갱>은 '조폭'과 '아기'라는 이질적인 캐릭터가 만나, 두 캐릭터를 바라보는 만화 고유의 시선이 결합돼 기묘한 재미를 양산한다.
단순무식하기 때문에 세상의 사물과 현상도 기괴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더러 있는 조폭, 귀엽기 그지없지만 때로는 어른 못지 않은 영악함과 끝없는 욕심으로 무적의 캐릭터로 군림하는 아기.
물론 조폭은 아기에게 이길 수 없다. '강대봉'은 "철수도 강한 남자로 자라나야 하며, 조직의 일원인 이상 나를 형님으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철수'에게 그는 '엉님'이며, 이따금씩 '철수'가 아기임을 망각하는 '강대봉'의 어처구니없는 처사에도 '철수'는 굴하지 않고 강한 한 방을 선사한다.
그렇듯 귀엽게 채색된 조폭 집단의 이미지, 아기의 알 듯 모를 듯한 신경전과 싹트는 정이 <키드갱>의 중심소재다. 그것뿐이 아니다.
그들 '피의 화요일'파는 비록 지금의 초라한 처지 탓에, 가끔은 먹을 것에 미쳐 두목과 부하 사이도 잃어버릴 만큼 신경전을 벌이기도 하지만, 왕년에는 전국을 들쑤신 최강의 조직이었다는 것을 암시한다.
게다가 독자에게 미친 듯한 웃음을 선사하기에 '철수' 못지않은 사랑을 받는 '홍구'의 존재, 막내조직원 '한표'를 둘러싼 냉엄한 '고삐리'의 세계와 사랑싸움 등, 주변부 요소도 흥미있다.
기묘한 불균형 개그의 향연, <키드갱>이 오랜 인기를 누리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라고 할 수 있겠다.
여기에는 주변의 사소한 현상도 민감하게 잡아내 개그로 연결시키는 신영우의 비상한 작가적 재능과, 정성을 다한 '육아를 위한 팁'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조폭, 사실 이렇게만 활용한다면 욕할 이유는 줄어들게 될 것이다.
드라마 시리즈에서는 어떻게 그려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