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꽃보다야 크긴 크지만 그리 큰 꽃은 아니다.김민수
진짜를 보면 진짜라고 믿었던 가짜가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 깨닫게 됩니다. 진짜를 본 사람들은 아직 진짜를 보지 못한 사람들이 보지 못한 것까지도 보게 되는 법입니다. 아직 진짜 바다를 보지 못해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제주의 바다를 본 이후에는 동해도 서해도 모두 밋밋했습니다.
그들보다 더 아름다운 바다를 본 탓이겠지요. 그 바다가 그 바다인 것 같은데 전혀 다르게 다가오는 바다에 당황을 하기도 했지만, 진짜 아름다운 바다를 보았으니 밋밋하게 보일 수도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꽃도 그렇습니다. 식물도감을 보면서 만나고 싶은 소망을 간절하게 품고 있다가 실물을 보면 실망할 때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아, 이렇게 아름다운 꽃이었구나!' 감탄을 합니다.
실물과 눈맞춤을 하지 않고서 그에 대한 글을 쓰지 못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그와 조우를 할 때의 느낌, 그 느낌들이 고스란히 마음에까지 맺혀져야 그에 대한 글을 쓸 수 있는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