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6개월 동안 자전거로 도전할 루트.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문종성
출국을 사흘 앞둔 지금, 자전거와 부대 용품들, 여행에 필요한 제반 서류, 각종 디지털과 캠핑 장비 등을 점검하면서 어렸을 적 그리던 꿈은 이제 손을 내밀어 잡을 수 있는 위치에 다다랐다.
나는 이제 세계 자전거 비전트립을 준비하고 아무 의심 없이 떠나면서 직업에 대해, 배우자에 대해, 내 주위에 익숙한 것들과 내 안에 숱하게 점철된 욕심의 신을 벗어내려 한다. 인류의 평화, 인류의 사랑, 그리고 인류의 비전을 바라보는 맨발의 청춘이 되고 싶다. 꿈을 이뤄가는 과정 속의 감동의 콘체르토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소망을 안겨 주고 싶다.
물론 강도와 소매치기, 야생 동물과 자연재해, 사막과 광야, 교통사고와 내전, 병과 인재(人災) 등 나를 위기에 처하게 하거나 목숨을 앗아갈 만한 위험은 그야말로 널리고 널렸다. 그래서 더 완벽한 조건이 된다. 연약한 영혼이 자신을 시험하고 가슴 속에 숨겨둔 대의명분을 실현시키면서 동시에 전심으로 신에 대해 의지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
다니엘을 묵상하며 은혜를 받았다면 사자 앞에 서 보기도 해야겠고, 욥을 통해 도전을 받았다면 가지고 있는 것을 잃고 시험에 들어도 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모든 상황에는 창조주의 뜻이 아닌 것이 없기 때문이다. 나는 그 상황 가운데 얻어지는 값진 인사이트가 나를 비롯한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는 사건이 된다고 믿는다. 그것이 자전거 세계일주의 묘미이기도 하다.
또 부모님께 허락을 받아 장기기증 신청을 했다. 혹시나 일이 잘못되었을 경우, 이것은 크리스천으로서 나의 마지막 양심이 될 것이다. 어떤 사람을 만나고 어떤 일들이 일어날 지도 기대가 된다. 자전거로 가는 여정이 결코 쉽지만은 않기에 여정의 드라마가 어떤 전개와 위기, 반전과 결말로 매듭지어질지에 대해서 말이다.
자! 이제 떠난다